'끝판대장' 오승환, KBO 팬퍼스트상 수상 "오히려 내가 위안 얻었다"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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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6 14:12  |  수정 2022-09-2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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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팬 퍼스트(Fan First) 상' 8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KBO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수호신 오승환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팬 퍼스트(Fan First) 상' 8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KBO는 26일 "리그 출범 40주년 기념사업으로 신설한 팬 퍼스트 상 8월 주인공에 오승환이 뽑혔다"며 "시상식은 오는 29일 대구 삼성-NC전 때 열린다. 사연에 채택된 임승모 씨는 구단 초청으로 경기를 관람하며, 수상자인 오승환에겐 트로피와 상금 300만 원이 수여된다"고 전했다.

오승환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뛰던 지난 2016년 혈액암으로 항암치료를 받던 임 씨와의 특별한 기억으로 팬 퍼스트를 실천했다. 당시 소아암 후원 단체인 한국메이크어위시 재단 홍보대사로서 임 씨를 찾았고, 사인과 사진 촬영 등을 진행했다.

임 씨는 2021년 완치 판정을 받았고, 올 8월 생애 첫 '야구장 직관'을 다녀갔다. 직관을 앞두고 임 씨는 오승환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메시지를 보냈다. 오승환은 임 씨에게 "경기 전 만나고 싶다"고 답했고, 직접 준비한 유니폼, 사인볼과 함께 "건강해져서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

임 씨는 오승환과 만남이 건강 회복에 좋은 영향을 줬다고 회상했다.

그는 "첫 만남 때 항암 치료 탓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 오승환 선수를 만난다는 기대감에 밥을 잘 챙겨 먹었더니 건강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며 "6년이 흘렀는데도 나를 기억해주고, 당일 경기 세이브를 기록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준 오승환 선수의 팬 서비스를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오승환은 "대단한 일을 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큰 위안을 얻었다. 내 작은 말과 행동이 한 팬의 건강 회복에 도움을 줬다고 하니 굉장히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승환은 평소에도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지난해 12월엔 대구 칠곡경북대병원 어린이 병동을 찾아 '2021 발로차 러브 데이' 행사 수익금 1천500만 원을 저소득 중중 소아 환우 후원금으로 전달했다. 직접 행사에 참석한 그는 어린이 환우들과의 사인회, 기념 촬영 등을 진행했다.

올해 4월 시즌 홈 개막전 시구에 나선 한 소녀와의 사연도 이목을 끌었다. 오승환은 2016년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암 병동에서 투병 중이던 박건희 양을 찾아 응원을 전했고, 박 양은 오승환이 친정팀 삼성으로 복귀한 이후로 경기를 지켜보며 다시 만날 꿈을 꿨다. 구단 측 배려로 시구자에 선정된 박 양은 오승환으로부터 지도를 받았고, 경기 직전 오승환을 향해 시구했다.

올 시즌 오승환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만 40세의 '최고령 투수'인 그는 발목 부상에 고생하면서 이번 시즌 리그 최다인 블론세이브 7개의 불명예를 짊어진 상황이다. 일각에선 오승환에게도 '에이징 커브'가 찾아왔다며 비판의 날을 세운다.

그러나 오승환은 팀이 어려운 시기 중심을 잡은 투수조 맏형이자, 부상 중에도 29세이브로 리그 세이브 4위를 달리고 있는 '여전한 끝판대장'이다. 팬들을 향한 사랑을 실천하는 오승환이 시즌 남은 일정 동안 팀의 '5강 진입' 희망을 지켜낼지 주목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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