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봉화 주민소득 1조원 시대, 허황된 꿈?

  • 황준오
  • |
  • 입력 2022-09-29   |  발행일 2022-09-29 제22면   |  수정 2022-09-29 07:00

2022092801000829800035201
황준오기자<경북본사>

최근 박현국 봉화군수가 "주민소득 1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천명하고 나섰다. 박 군수는 지난 14일에 열린 '봉화군 민선 8기 공약사업 추진계획 보고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주민소득 1조원 시대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날 보고회는 박 군수가 내세웠던 공약을 토대로 실무부서에서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수립했다. 세부사항으로 농업분야를 비롯한 산림, 문화관광, 지역개발 등 6개 분야 77개 사업을 확정하고, 분야별 공약 실천을 통해 1조원 소득 봉화시대 실현을 앞당기기로 했다.

박 군수는 늘 정부 예산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이날 보고회에서도 역동적인 군정을 통해 정부 예산 확보에 구체적인 성과를 낼 것을 주문했다.

보고회를 가진 후 박 군수는 지난주부터 중앙부처를 찾아 국책사업에 대한 국비 확보를 위해 잰걸음을 이어갔다. 지난 19일과 20일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를 잇따라 방문, 봉화군 시책 사업들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국비 지원을 건의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도 있었다. 단일사업으로 군 역대 최대 규모인 봉화 재산면 풍수해 생활권 종합정비사업에 국비 228억원을 확보했다.

농업의 비중이 지역 산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박 군수의 핵심 공약도 농업육성에 있다. 창의적인 농정혁신을 통한 부자 농업인을 육성해 주민 소득을 증가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봉화군의 총 주민소득은 7천900여억 원이다. 인구가 3만여 명이니 1인당 주민소득은 2천600여만 원 수준이다. '주민소득 1조원'은 현재 1인당 소득이 700만원 이상 늘어야 가능한 수치다. 소득이 매년 약 4%씩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100만원 증가에도 7년이 걸린다.

단체장의 의지가 강한 만큼 고무적인 일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단체장 의지만으론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 예산 확보만 보더라도 지역 정치권과 공무원이 일 년 내내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설득작업뿐만 아니라 관련 자료와 명분을 가지고, 필요성과 타당성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도 쉽지만은 않다.

그런데도 우리가 바라는 주민소득 1조원 시대는 단체장의 추진력에 지역 정치권과 공무원이 일심동체로 의지를 다지고 실천해 나간다면 허황된 꿈만은 아닐 것이다.

박현국 봉화군수의 '주민소득 1조원' 도전이 임기 내 열매 맺기를 진정 바라본다.
황준오기자<경북본사>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