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공연예술 속 숨겨진 주역들

  • 곽소영 프란츠클래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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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9  |  수정 2022-09-29 07:23  |  발행일 2022-09-29 제17면

[문화산책] 공연예술 속 숨겨진 주역들
곽소영(프란츠클래식 대표)

가을이 깊어지는 10월, 전국에는 수많은 페스티벌이 열린다. 선선한 날씨 덕에 주말마다 도심 곳곳에서 펼쳐지는 이색적인 야외 공연도 시민들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에게 이러한 행사나 공연을 만들어나가는 주체를 말해보라고 하면, 무대에 서는 연주자들과 예술감독을 떠올릴 것이다. 몇몇은 뒤에서 노력을 쏟고 있는 기획자들을 말해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숨겨진 주역들이 있다. 바로 자원봉사자들이다.

대학생들의 대표적인 대외활동 중 하나인 서포터스도 자원봉사의 일종이다. 대구를 대표하는 페스티벌 중 하나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도 '딤프지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딤프지기가 없었다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은 어떤 모습일까? 필자는 성공적인 페스티벌의 숨겨진 주역인 딤프지기들의 여러 활동 사례를 접하며 그들의 열정적인 모습과 문화예술에 대한 진정성에 큰 감명을 받았다.

보이지 않는 주역들은 또 있다. 문화예술을 후원하는 사람들이다. 많은 기업이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이 사회적·인도적 차원에서 공식적인 예술후원 사업을 하는 것을 '메세나'라고 하는데, 메세나의 경우 역사가 깊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지원한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 베토벤과 리스트 같은 천재 음악가를 지원한 합스부르크 가문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현대로 오면서 후원의 형태와 주체는 더 다양해졌다. 개인이 참여할 수 있는 후원 활동도 많다. 직접 특정 예술단체의 후원 CMS 계좌를 통해 정기후원을 할 수도 있고,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사실, 앞서 말한 서포터스 활동도 인력을 제공하는 형태의 후원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예술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시대를 사는 셈이다.

조금 안타까운 얘기지만, 순수예술 분야의 경우에는 대중예술처럼 자생하는 구조를 만들기에 한계가 있다. 창작과 예술이 바로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그래서 숨겨진 '주역'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필자가 기획하는 클래식 공연도 기업과 지자체, 그리고 개인들의 도움을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예술에 관한 다양한 주체들의 관심과 애정이 결국 '지속가능성'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글을 빌려 숨겨진 주역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곽소영(프란츠클래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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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소영 프란츠클래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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