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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각 정부기관에서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디자인의 마스크. |
올해 1월 블룸버그 통신이 발표한 '코로나19 복원력(Resilience) 순위'에서 대만은 세계 8위에 올랐다. 백신 보급률, 국경 간 바이러스 통제, 건강 관리 품질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만은 또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대처와 대응에 관한 독립패널(IPPR)'로부터는 코로나19 보고와 관련해 주도적인 역할을 인정받았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이후 대만은 다소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일반적으로 '방역 모범국가'로 손꼽힌다. 대만 위생복리부(MOHW)의 강한 방역 자신감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지난달 26일 영남일보 등이 함께한 국제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대만 위생복리부는 "코로나19 전염병이 시작된 이래로 대만은 세계의 전염병 확산 상태를 면밀히 감시하고 국경을 지켰다. 또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국경 통제 조치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대만 중앙유행병지휘센터에 따르면 6일 기준 대만의 누적 확진자는 668만5516명으로, 인구(약 2천389만명)의 28%가량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1만1천280명으로 치명률은 1%에 못 미친다.(같은 날 기준 한국의 누적 확진자는 2천491만1천497명, 누적 사망자는 2만8천573명이다)
어느 정도 방역에 성공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대만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여파가 국민 삶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앞으로 '정상적인 삶, 능동적인 코로나19 예방, 꾸준한 개방 원칙'을 채택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29일부터는 한국인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재개했다. 그동안 '자가격리 3일, 자율관리 4일'을 시행해 왔지만 오는 13일부터는 자가격리 없이 7일간 자율관리만 하면 된다.
대만은 코로나19에 선제적으로 대처해 왔다. 2020년 1월 마스크 수출을 처음으로 금지한 데 이어 대만에서 만들어진 모든 마스크는 중앙정부에 의해 할당됐다. 같은 해 2월에는 세계 최초로 이름 기반 배급 시스템을 도입했다. 시민들이 약국과 보건소에서 국민건강보험 카드로 살 수 있게 한 것이다. 코로나19 시험 능력을 확장하는 한편 코로나19 백신과 신약의 연구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제약사의 신약 개발 투자를 강력히 권장하고 있다.
대만 위생복리부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방역정책 등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형성됐고, 또 함께 협력해 왔다"고 했다. 보건당국의 투명성과 의사·전문가 등에 대한 신뢰가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도 투명하게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매일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으며, (브리핑은) 기자들의 질문이 더는 없을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도 타이베이에서는 형형색색의 마스크를 쓴 시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대만 정부가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마스크는 이미 대만인에게 패션의 일부로 완전히 자리 잡은 듯하다. 한 시민은 "이제는 마스크가 없는 것이 더 어색하다"며 "마스크를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마스크 인기를 입증이라도 하듯 대만의 각 기관과 단체들은 다양한 디자인의 선물용 마스크를 제작해 제공하고 있다.
글·사진=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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