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술·혼술에 오징어땅콩은 옛말"…안주도 밀키트 시대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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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07 07:20  |  수정 2022-10-07 07:21  |  발행일 2022-10-07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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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에 사는 직장인 A(33)씨는 집에서 혼자 술 마시는 것을 즐긴다. 퇴근길에는 가까운 편의점이나 마트에 들러 '혼술' 안주를 구매한다. A씨는 "코로나19 이후 여럿 모이는 술자리는 자제하고 집에서 혼자 조용히 술을 마시며 업무 스트레스를 푼다"며 "요즘엔 술안주로 삼을만한 식품들이 잘 나와 안주 걱정은 없다. 닭발·족발·편육 등 종류도 다양하다. 배달이나 포장을 하면 음식이 남는 경우가 많은데, 안주 간편식은 혼자 먹기에 양이 적당해 마트에서 직접 고르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모(34·대구 북구)씨도 종종 아내와 자주 '홈술'을 하며 대화를 많이 한다. 김씨는 "아내와 같이 간단하게 술 한잔하는 것을 즐긴다"며 "안주 간편식은 밖에서 먹는 것보다 가격이 싸고, 맛도 나름 괜찮다. 안주를 직접 만드는 번거로움도 없어 집에서 간단하게 술을 마실 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집에서 한잔 해도 이왕이면 제대로"
족발·편육부터 포차 닭발·막창까지
지역별 夜시장 특색 담은 안주 봇물

치솟은 배달비 영향 편의점 구매 급증
반찬·캠핑요리 활용 등 전연령 확산
CU 7월 냉장안주 매출 전년比 43%↑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혼술·홈술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가정용 안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3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1년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를 보면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주류 트렌드'(복수응답)라고 인식하는 것으로는 '편의점 구입'이 76.5%, '홈술' 51.5%, '다양한 맥주' 40.4%, '혼술' 36.3%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2021 주류 음용 U&A 및 음주 문화 관련 인식 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70% 이상이 홈술을 선호했다. 혼술 의향 또한 78.7%로 매우 높았다. 주요 SNS 및 온라인 서비스의 언급량 분석에서도 '홈술'은 지난해 5천692건으로 전년 대비 79.2%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혼술' 도 2만6천445건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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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소현기자 kar03060@yeongnam.com

◆편의점 등에서 쉽게 구매한 가벼운 안주 음식이 대세

홈술·혼술 트렌드에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안주 간편식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국내 안주 간편식 시장은 약 7천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안주 간편식은 크게 요리형 안주와 마른안주로 구분되는데 특히 요리형 안주는 약 1천200억원을 차지한다. 이 중 냉동 안주가 비중이 70%(839억원)로 단연 높다.

집에서 술을 즐기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술과 함께 즐기는 안주용 음식 시장도 확장되고 있다. '집에서 술을 먹더라도 이왕이면 제대로 갖춰서 마시고 싶다'는 소비자 의향을 반영해 업계는 술안주로 인기 있는 음식을 간편식 형태로 출시하고 있다. 닭발·껍데기 등 조리가 어려운 포장마차 안주, 지역별 야시장의 특색을 담은 안주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대용식)이 주류를 이룬다. 제품이 다양해지고 고급화되면서 술안주뿐만 아니라 반찬이나 캠핑요리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요 소비층은 젊은 세대에서 전 연령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외식비와 배달비 상승으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안주류를 구매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술안주를 한 번에 구매할 수 있어 간편하고, 냉동보관용 안주 외에도 냉장 형태로 유통되는 음식들도 함께 출시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다. 편의점 업계도 '2+1' '추가 증정' 등 다양한 가격 할인 및 판촉 행사를 펼치며 매출 신장 효과를 누리고 있다. 실제, CU의 올해 7월 냉장안주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9% 증가했다.

◆식품업계, 다양한 안주 간편식 출시

식품업계는 다양한 메뉴로 구성된 안주 간편식을 너도나도 내놓고 있다.

대상 청정원의 간편식 브랜드 호밍스는 생활맥주와 협업해 '바삭 비벼볼 만두'를 지난달 출시했다. '바삭 비벼볼 만두'는 호밍스 '바삭만두'와 생활맥주 인기 메뉴인 '비빔면'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탄생한 신메뉴다. 만두의 바삭한 식감과 특제 비빔 소스의 매콤달콤한 풍미를 만끽할 수 있다.

프레시지는 야식하면 떠오르는 대표메뉴들로 구성된 '야심작 밀키트' 4종을 출시했다. 야식을 간편하고 맛있게 먹기 위해 기획된 제품이다. 늦은 밤 야식이 생각나는 마음을 뜻하는 '야심(야心)' 저격용 밀키트다. 치킨부터 막창까지 호불호가 없는 메뉴로 구성됐다. '야심작 양념 순살 치킨'과 '야심작 까르보나라 순살치킨'은 남녀노소 좋아하는 제품이다. 순살로 제작해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고, 깊은 풍미의 소스로 감칠맛을 살렸다. 직화로 초벌해 불맛을 더한 '야심작 직화튜립닭발'은 매콤한 양념이 특징이다. 잔뼈를 제거해 쫄깃한 살만 먹을 수 있도록 했으며, 발목뼈를 이용해 손에 양념을 묻히지 않고 먹을 수 있다. '야심작 납작막창'은 막창 가운데를 잘라 손질해 내장 특유의 잡내를 잡아준다. 된장소스로 느끼함은 줄이고 담백한 감칠맛은 더했다.

동원F&B는 수산물 전문 노하우를 살린 '간편요리 KIT' 신제품으로 '골뱅이 비빔면'과 '골뱅이 알리오올리오 파스타'를 출시했다. 손질하기 까다롭고 보관이 어려운 수산물을 고온처리 공법으로 열처리를 해서 맛과 식감은 살리고 비린내는 제거했다. 각종 부재료와 양념 등을 함께 구성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오뚜기는 지난 4월 와인과 페어링해 즐기기 좋은 '올리브바질참치'를 출시했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에 부드러운 황다랑어와 바질, 지중해산 블랙 올리브 등을 넣은 캔 형태 간편식 제품이다. 파스타·카나페 등 양식메뉴와 와인과의 조합이 뛰어나다. 종합주류기업 '아영FBC'와 손잡고 와인명가 안티노리의 대표와인으로 구성한 '와인×참치캔 패키지' 2종도 출시했다.

간편식 전문 푸드몰 '쿠캣'은 고량주와의 꿀조합을 자랑하는 '쿠캣 고파두부'를 선보였다. '맵단짠'의 정석 같은 '한국식'과 정통 사천요리 풍의 '사천식' 두 가지 맛을 접할 수 있다. 국산 돼지고기 뒷다리살과 고추기름을 넉넉히 담아 일명 '고기폭탄'으로 불린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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