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첫 스텝 꼬인 사자, 재계약 베테랑 부진 겹쳐 '털썩'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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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10  |  수정 2022-10-20 07:57  |  발행일 2022-10-10 제18면
프로야구 삼성 시즌결산(上) 2위에서 7위 추락, 무엇이 문제인가

주전 집단감염 탓 개막 엔트리서 빠져…선발 로테이션 붕괴

강민호·백정현·구자욱 '커리어 로'…구단 최초 13연패 굴욕

박진만 감독대행 체제 들어서 분위기 반전했지만 '만시지탄'

코로나에 첫 스텝 꼬인 사자, 재계약 베테랑 부진 겹쳐 털썩

2021시즌 한국 프로야구 정규 리그에서 2위에 올라 6년 만에 가을 무대에 진출했던 삼성 라이온즈가 1년 만에 고꾸라졌다. 올해 삼성은 전국 10개 구단 가운데 셋째로 많은 관객을 모으는 등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나 정규리그를 7위로 마감해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 삼성은 베테랑의 부진 등으로 13연패라는 처참한 흑역사를 썼지만 신인들이 알토란 같은 선전으로 인상적인 기량을 선보여 내년 시즌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올해 삼성은 차와 포를 모조리 뗀 채 2022시즌 개막을 맞이했다. 코로나 19 집단 감염 탓이다. 주전 1루수 오재일, 3루수 이원석, 우익수 구자욱이 시즌 초부터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들을 대신해 백업 전력인 공민규와 박승규가 각각 1루수와 우익수를 맡았고, 신인 선수인 이재현이 개막전부터 3루 코너 수비를 담당해야만 했다.

이들 외에도 선발 자원인 백정현과 장필준, 강속구를 뿌리는 불펜 투수 김윤수도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허삼영 삼성 전 감독은 백정현을 3선발, 장필준을 5선발 자원으로 점찍었으나, 시작부터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졌다.

첫 스텝부터 꼬인 삼성은 황급히 '강제 리빌딩'에 돌입했고, 나름대로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재현뿐 아니라 김현준, 김재혁 등 신인들이 안정적 수비로 제 몫 이상을 해냈고, 김태군, 오선진 등 삼성에 이적해 온 중견급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중위권 성적을 유지하나 싶었다.

그러나 임기응변은 임기응변일 뿐,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침체한 분위기가 시즌 전반기 종료 시점까지 뒤바뀔 기미조차 보이지 않더니 결국 삼성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13연패의 굴욕'을 당하고 말았다. 힘겨운 중위권 경쟁을 펼치던 삼성은 치욕스러운 연패를 겪으며 8위로 추락했고, 이후 회생 불가 상태에 빠지며 9위까지 떨어졌다.

이로 인해 허 감독이 물러나고 박진만 감독 대행 체제에 돌입했으나, 이미 시기를 놓친 후였다.

삼성 부진을 관통하는 공통의 요인은 재계약에 성공한 베테랑들의 부진이다. 지난해 FA(자유계약) 자격을 얻어 재계약에 성공한 강민호와 백정현, FA 1년을 앞두고 장기계약을 맺은 구자욱은 '커리어 로'에 가까운 시즌을 보냈다.

강민호는 올 시즌 전반기 타율 0.220(223타수 49안타)에 그쳤다. 홈런은 2개밖에 날리지 못했고, 병살타는 13개나 때렸다. 장타율은 고작 0.291에 불과했다. 중심 타선인 그의 해결 능력이 자취를 감춰버린 것이다.

백정현은 올해 12연패라는 긴 슬럼프에 빠졌다. 작년 마지막 경기까지 더하면 개인 13연패에 달한다. 그가 등판한 날이면 유독 팀 타선이 부진하고, 불펜진의 방화도 이어지는 등 불운이 겹쳤으나, 그의 구위 자체가 예전만 못했다. 실제로 백정현은 9경기 연속 피홈런을 기록하는 등 전반기 14경기에서 무려 19개의 홈런을 내줬다.

구자욱도 힘들긴 매한가지였다. 그는 전반기 타율 0.280(168타수 47안타), 장타율 0.381로 침묵했고, 무엇보다도 부상과 부진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기간이 길었다.

다행히 세 선수 모두 후반기가 되면서 살아났다. 강민호는 후반기에만 11홈런을 날리며 중심타자다운 모습을 되찾았다. 백정현은 9월3일 시즌 첫 승리를 거둔 이후 3승을 더 추가하며 시즌을 마무리했고, 구자욱 역시 시즌 막바지 홈런포를 가동해 장타율을 다소 회복했다.

박 감독 대행은 시즌을 마무리하면서 '신구 조화'를 강조했다. 삼성의 베테랑 선수들이 베테랑답게 올 시즌 막바지 기세를 내년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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