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얼굴 찢어지고 앞니 부러져도…효성여고 농구부의 아름다운 동메달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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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12 15:17  |  수정 2022-10-12 15:18  |  발행일 2022-10-13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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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효성여고 농구부가 12일 울주군민체육관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농구 여자 19세 이하부 준결승에서 경기 수원여고에 패하며 동메달을 차지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수하·정수아·김정은·김지연. 윤수빈은 병원으로 이송돼 함께 하지 못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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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효성여고 농구부 김정은이 12일 울주군민체육관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농구 여자 19세 이하부 준결승 경기 수원여고와의 맞대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부상에도 투혼을 펼친 대구 효성여고 농구부의 아름다운 여정이 막을 내렸다.

효성여고는 12일 울주군민체육관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농구 여자 19세 이하부 준결승에서 경기 수원여고와 붙어 50-77로 패하며 동메달을 땄다. 전국체전은 3·4위전 없이 준결승 패자에게 모두 3위 성적을 부여한다.

전반전을 33-44로 내준 효성여고는 3쿼터 들어 4점 차까지 따라잡았으나, 이후 되레 46-64, 점수 차가 더 벌어진 채로 마지막 10분을 남겨뒀다. 효성여고는 김정은을 앞세워 최선을 다했지만,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체력이 선수들 발목을 잡고 말았다.

4쿼터 효성여고는 핵심 전력인 3학년 윤수빈까지 잃었다. 상대 선수와의 경합 도중 얼굴을 맞았고, 큰 부상 당해 곧장 병원으로 가야 했다. 검사 결과 앞니를 뽑아야만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고, 경기장에 남은 효성여고 선수들은 4명이 상대 팀을 상대했다.

효성여고 선수들은 4쿼터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뒤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붙고자 했으나, 선수 한 명이 부족한 채로 경기를 뒤집긴 역부족. 결국, 50-77로 졌다.

3학년 우수하는 "마지막 대회여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었다. 전국체전 동메달이 목표였기 때문에 만족스럽기도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결승 진출 가능성을 느껴서 더 아쉽다"며 "(윤)수빈이가 다쳐서 마음이 아프다. 나는 이제 학교를 떠나지만, 후배들이 앞으로 다치지 않고 좋은 결과를 만들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실 효성여고 농구부는 팀원 5명으로 '겨우 구색을 갖춘' 팀이다. 한 명이라도 전력에서 이탈하면 경기 자체가 무너진다. 한 코트 안에서 5대 5로 싸우는 농구 경기에서 팀원이 5명이라는 말은 교체 한 번 없이 40분 풀타임을 소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올해 3학년 2명이 졸업하는데, 내년에도 2명이 새로 합류해 다시 5명이 뛰어야 한다.

앞서 지난 10일 울산 화봉고와의 경기에서도 김정은이 상대 수비에 얼굴을 맞아 부상 당했으나, 교체할 선수가 없어 응급 처치만 거친 뒤 코트로 들어갔다. 김정은은 경기 후 10바늘을 꿰맸는데, 온전치 못한 몸으로 준결승에서 29득점, 맹활약했다.

그렇기에 효성여고 도전이 비록 4강에서 끊어졌음에도 울림을 주고 있다.

양선희 코치는 "분명 한계가 있는데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어준 선수들이 대견하다. 결과에 대한 아쉬움보단 다친 선수가 나와 속상하다"면서 "5명밖에 없는 팀이어서 대회 전부터 하나로 뭉치기 위한 훈련을 해왔다. 내년에도 쉽지 않은 여건이지만, 계속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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