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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대구 북구 서변동 서계서원에서 '2022 서계서원 범국회'가 열리고 있다. |
범국회 시연에는 주인 1명과 손님에 해당하는 삼빈(三賓)·중빈(衆賓) 등 모두 13명이 참여했다. 주인역은 범국회를 개최한 이연희 대구북구문화원장이 맡았고, 손님역은 배광식 북구청장, 차대식 북구의회의장을 비롯한 북구지역 문화계 인사들이 맡았다.
1부 시연은 국화 향기 가득한 서계서원 강당에서 진행됐다. 주인과 손님은 국화 찻자리가 마련된 강당에 오를 때 옛 예법대로 서로 먼저 오르기를 권하고 사양하는 예를 행한 뒤 강당에 올랐다.
이어 서로 마주 보고 읍을 하며 인사를 하는 상읍례를 한 후 자리에 앉아 국화차와 국화주를 음미하며 담소를 나눴다. 시연은 옛 선비들이 범국회에서 했던 것처럼 경전을 외는 경전암송으로 마무리됐다.
2부 공연은 서계서원 잔디 뜰에 설치된 작은 무대에서 진행됐다. 평소 잘 접하기 힘든 옛 선비들의 글 읽는 소리인 경전암송과 양반가 여인네들이 즐겼던 내방가사 낭송, 국악, 어린이 판소리 등 범국회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공연을 함께 즐겼다.
범국회는 음력 9월 9일 중양절 세시풍속으로 중국 시인 도연명이 가을 국화밭에서 국화주를 마셨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선비문화다. 범국회는 국화를 감상하는 '상국', 국화를 띄운 국화주를 마시는 '범국·황화범주', 시를 짓고 국화주를 마시는 '시주' 등의 행사를 함께 겸했다.
현재 대구 북구에서 행해지고 있는 범국회는 '유화당 범국회'에 연원을 두고 있다. 유화당 범국회는 지금으로부터 158년 전인 1864년 중양절, 대구 북구 도남동에 있는 '국화 가득한 집' 유화당에서 처음 열렸다. 이후 단절이 됐다가 2020년 팔거역사문화연구회에서 첫 재현을 했고, 작년과 올해는 북구문화원에서 주최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이연희 원장은 "국화향 가득한 고택에서 국화를 곁에 두고 국화차를 맛보며 가을을 만끽하는 범국회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대구 북구가 유일하다"며 "앞으로도 범국회 전통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송은석 시민기자 31691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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