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잔혹사 끊어낸 삼총사…삼성 "이보다 좋을 순 없다"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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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20  |  수정 2022-10-20 07:57  |  발행일 2022-10-20 제19면
프로야구 삼성 시즌결산(下) 팀 붕괴 막아낸 외인선수 재계약이 열쇠

피렐라, 부상 극복하고 득점 1위·6개 부문 2위 MVP급 활약

뷰캐넌 3년 연속 10승…'불운 아이콘' 수아레즈는 QS만 19번

샐러리캡에 여유 생긴 구단, 용병 전원 대상 재계약 나설 듯

외인잔혹사 끊어낸 삼총사…삼성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왼쪽부터 수아레즈, 뷰캐넌, 피렐라

올해 삼성 라이온즈는 '외인 농사 풍년이면 적어도 가을야구는 즐긴다'는 한국프로야구 속설을 깨트렸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로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지었으나, 이번 시즌은 7위로 마감하며 일찍이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됐다.

비록 가을 잔치에 초대받진 못했지만, 자타공인 외인 용병들의 활약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평가됐다.

그 중심엔 '득점왕' 호세 피렐라가 있다. 피렐라는 올해 득점 102개를 쌓으며 리그 1위를 차지했다. 타율(0.342)·안타(192개)·홈런(28개)·타점(109개)·출루율(0.411)·장타율(0.565) 부문에서 모두 리그 전체 2위에 오르는 등 'MVP급' 맹활약을 펼쳤다.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약점으로 꼽히던 점을 1년 만에 완벽히 개선했다는 점이다. 피렐라는 지난해 6월 들어 타격 사이클이 뚝 떨어졌고, 이후 제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수비이닝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피렐라는 좌익수를 맡길 기대했지만, 그는 작년 좌익수로 38경기 295⅓이닝을 뛰는 데 그쳤다.

선천적 평발로 인한 만성 족저근막염이 원인으로 지목됐고, 재계약 반대 여론도 있었다.

그러나 피렐라는 올 시즌 내내 좋은 타격감을 유지했다. 수비에서도 좌익수로 121경기 1천26⅓이닝, 우익수로 3경기 5이닝을 담당하며 반대 여론을 직접 잠재웠다.

투수조에선 3년 차의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과 새롭게 팀에 합류한 앨버트 수아레즈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뷰캐넌은 삼성 외인 투수 역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10승 수확'을 달성했다. 지난 시즌 16승(5패)으로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한 그는 5월14일 대구 두산전에선 시즌 첫 번째이자 한국 무대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을 거뒀다.

그런데 지난 6월 급격히 흔들리더니 5연패를 당했고, 급한 마음에 타구를 맨손으로 잡다가 손을 다쳤다. 한 달을 쉬고 돌아온 뷰캐넌은 다시 에이스의 면모를 찾았고, 9월부터 5승을 추가하면서 11승 8패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수아레즈는 6승 8패라는 성적만 보면 아쉽지만 실속은 뷰캐넌보다 뛰어났다. 29차례 선발로 나서서 173⅔이닝을 소화해 팀 내 최고 이닝이터로 떠올랐고, 무려 19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챙겼다. 오히려 팀 타선 지원 부족과 불펜진 방화로 승리 요건을 날린 경우가 많아 '수크라이'란 안타까운 별명을 얻었다.

재계약에 나서야 할 구단 계산기는 복잡하다. 뷰캐넌이 170만달러, 피렐라와 수아레즈가 각각 120만, 100만달러를 받았는데, 이미 총액 390만달러로 샐러리캡(400만달러)에 겨우 10만달러 여유밖에 없다.

다행히 KBO가 외인 재계약 시 연차에 따라 연봉 한도를 10만달러씩 증액하도록 해 숨통이 트였다. 4년 차가 되는 뷰캐넌은 30만달러를 더 배정받는 등 총 60만달러 여유를 얻는다.

또 실지급액을 기준으로 연봉을 계산하기로 하면서 여유가 더 생겼다. 만약 계약 시 옵션 포함 금액이 샐러리캡을 넘겨도 시즌 중 옵션을 달성하지 못해 샐러리캡을 넘지 않으면 페널티도 받지 않는다.

삼성 구단은 "피렐라와의 재계약이 최우선 과제다. 수아레즈도 반드시 잡아야 할 대상"이라며 "올해 뷰캐넌 성적이 다소 아쉽지만, 뛰어난 선수인 데다 구단 입장에선 예산 배분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세 선수 모두 재계약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진만 감독 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선임하면서 안정적인 리빌딩에 진입한 삼성이 '효자 외인'들과 함께 반등을 도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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