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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대구FC 최원권 감독 대행이 지난 16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김천상무와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K리그1 잔류를 확정지은 뒤 진행된 그라운드 오픈 행사에서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대구FC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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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고재현(가운데)이 지난 16일 DGB대구은행에서 김천상무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대구FC 제공> |
K리그1 잔류를 확정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린 대구FC '최원권호'가 시즌 최종전 승리까지 약속했다.
대구는 오는 22일 경기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38라운드 성남FC와의 원정 맞대결을 앞뒀다.
대구는 올 시즌 '12경기 연속 무승', '원정 16경기 연속 무승' 슬럼프에 빠지는 등 강등권인 11위까지 추락했다. 8월 중순 최원권 감독 대행이 부임한 뒤 이달 1일 시즌 첫 원정 승을 포함해 4연승을 달리며 강등권 탈출 청신호를 밝혔고, 지난 라운드 홈에서 김천상무와 1-1 무승부로 K리그1 잔류에 필요한 마지막 승점 1점을 수확했다.
갑작스럽게 팀을 맡은 최 감독 대행은 프로축구 감독에게 필요한 P급 지도자 자격증도 없는 초보 감독이다. 하지만 그는 2016년 '플레잉 코치'로 팀에 합류한 뒤 2군 코치, 1군 코치, 수석 코치를 거치면서 직접 대구 축구의 색깔을 입힌 장본인이다. 그만큼 팀 장단점을 뼛속까지 알고 있고, 알렉산더 가마 전 감독이 잃어버린 '빠른 역습 축구'를 되살린 것이 주효했다.
최 감독 대행이 흘린 눈물은 선수들을 끓어오르게 했다. 최 감독 대행은 지난달 10일 전북현대전 0-5 대패 이후 팬들을 만나 울먹이며 잔류를 약속했다. 함께 땀 흘리며 팀을 성장시킨 임시 사령탑의 호소에 답하듯 대구 선수들이 각성했고, 이후 6경기 4승 2무를 챙기며 급격한 반등을 만들었다.
최 감독 대행은 잔류 확정 후 "지금은 고개를 들 수 있을 것 같다"며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줬다. 내가 운 것이 1%라도 우리 팀을 되살리는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팬들 덕분에 잔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믿어줘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구는 강등권 추락에 자존심을 구겼던 팬들을 위해서라도 성남과의 최종전 승리를 선물하겠다는 각오다.
최 감독 대행은 "FA(대한축구협회)컵과 ACL(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을 병행하면서 힘겨운 싸움을 했기에 마지막 경기는 주전 선수들의 의사를 물어보려 한다. 1년 동안 뒤에서 꿋꿋이 준비한 선수들에게 이제라도 나설 기회를 주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성남은 강한 팀이고, 경기는 이겨야 한다. 팬들에게 승리를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6경기 6골을 넣으면서 무패행진 중심에 있는 세징야는 성남전 출전이 불확실하다.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로 강등권 탈출을 위해 분투했고, 지칠 대로 지친 탓이다. 대신 시즌 13골을 기록 중인 고재현과 팀 내 최다 도움을 쌓은 제카(7도움)가 공격진을 이끌 예정이다.
상대 성남은 리그 12위로 강등이 확정된 상태다. 하지만 성남 역시 홈에서 치르는 최종전인만큼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성남 수문장 김영광이 지키는 견고한 골문을 대구가 빠른 공격 전개로 뚫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대구는 최근 성남과의 10경기 7승 3무로 패한 적이 없다. 편한 마음으로 나서는 대구가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승전보를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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