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보문단지, 역사공원·집라인 조성…1호 관광단지 명성 찾는다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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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24  |  수정 2022-10-24 07:04  |  발행일 2022-10-24 제9면
40여년 만에 변화 시도

문화교육의 현장·종합휴양지

오래된 이미지 탈피하기 위해

뉴노멀 관광시장의 발빠른 대응

다양한 즐길거리·휴식공간 제공

새로운 랜드마크 조성 기대감

경주 보문단지, 역사공원·집라인 조성…1호 관광단지 명성 찾는다
경주 보문단지는 1979년 조성된 대한민국 최초 관광지로, 이곳은 연간 800만명 이상이 찾는 '대한민국 관광 1번지'다.

'천년 고도' 경주는 국민 모두가 한 번 이상은 찾아본 국내 대표적 관광지 중 하나다. 불국사·석굴암·첨성대 등 여러 역사 유적지가 있지만, 경주 관광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단연 '보문관광단지'다. 1979년 조성된 대한민국 최초 관광지인 이곳은 연간 800만명 이상이 찾는 '대한민국 관광 1번지'다. 최고급 호텔과 가족 단위 콘도 외에도 골프장, 보문호의 각종 수상시설, 산책로, 높이 100m 고사분수 등 보문호를 중심으로 테마 관광시설이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긴 터널의 끝에서 보문관광단지는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40여 년 전 황량한 낚시터에 불과했던 보문단지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살펴봤다.

◆대한민국 관광 역사의 시작

보문관광단지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물레방아 광장 앞에는 '대한민국 관광의 역사, 이곳에서 시작되다'라는 기념비가 있다. 6·25전쟁 후 먹고사는 문제가 시급했던 시절을 넘어서면서 경제 성장과 함께 문화와 여가에 눈을 돌리게 된 출발점이자, 국내 관광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바로 보문관광단지다.

보문관광단지는 1971년 경주종합개발계획의 일환으로 종합휴양지 조성을 목적으로 개발됐다. 이후 이곳은 경북 관광을 넘어 대한민국의 관광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현재는 국제적 종합 휴양관광단지로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시설 조성 및 마케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보문관광단지 조성은 1979년 국내에서 아시아태평양 관광총회(PATA)가 개최된 것이 계기다. 당시 경주에서 PATA 워크숍을 개최하고자 했으나 편의시설 부족이 심각했다. 경주에는 초·중·고생 수학여행용 숙소만 있을 뿐이었다. 이에 정부는 급하게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하고 관광객 수용을 위한 보문관광단지 조성에 나섰다.

보문호 주변은 당시만 해도 낚시터 외에는 관광시설이 전무했다. 정부는 주변 자연경관이 뛰어난 보문호의 장점을 살려 세계적인 관광단지 건설에 나섰다.

전체적 디자인은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고 한다. 관광단지는 '웅대' '찬란' '정교' '유연' '우아' '유현'의 감을 최대한 살려 조성됐다. 또 신라의 삼국통일정신을 본받아 남북통일의 기틀을 마련하는 역사문화교육의 현장으로 거듭났다. 이와 함께 심신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휴양지 역할도 겸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보문시대' 한국 관광의 성장

보문관광단지 개발과 관리 운영 주체인 경주관광개발공사(경북문화관광공사 전신)는 1975년 설립돼 1977년 사옥(경주시 신평동 일대)이 준공됐다. 본격적 '보문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첫걸음이었다.

보문관광단지 개발사업은 당초 1981년까지 1단계 사업을 완료하기로 했지만, 제19차 PATA 워크숍을 1979년 4월에 경주에서 열기로 함에 따라 계획보다 2년 앞당겨 1979년에 개장했다.

PATA 경주워크숍 행사는 보문관광단지가 국제적 지위를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외국 관광객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시설과 역량을 갖췄고, 경주가 국제관광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을 세계 관광전문가들에게 각인했다. 보문관광단지 개발사례는 인도네시아 발리섬의 뉴시누아단지 개발의 모델이 되는 등 여러 나라의 관광단지 개발계획 참고 모델이 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신라 천년의 찬란한 문화유산이 살아 있는 경주의 중심에 자리 잡은 보문관광단지는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세계적인 관광단지로 자리잡았다"며 "개장 40여 년이 지난 현재는 오래된 관광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관광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보문관광단지' 새로운 도약

보문관광단지는 새로운 도약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등 관광시장 변화에 맞춰 과거 첫 시작을 기억하고, 현재의 발자취를 담아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는 공간으로 거듭나려 한다. 올해 추진되는 '역사공원 조성사업'이 그 시작이다. 총사업비 50억원이 투입돼 내년 개장을 목표로 한다. 이 사업은 사랑공원 일대 약 2만9천㎡ 규모에 보문관광단지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조성한다.

액티비티 체험형 관광 콘텐츠 구축을 위한 '상징형 집라인 조성사업'도 추진된다. 이 사업은 보문호 수상공연장 광장에서 출발해 보문호를 가로질러 호반광장 인근에 도착하게 되는 약 1.3㎞의 국내 최장 집라인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출발지는 국보 첨성대 모형으로 높이만 123m에 달해 이용객에게 짜릿한 스릴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타워에는 엣지워크 체험, 전망대, 카페 등 다양한 즐길 거리와 휴식 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또 타워 외관에는 아름다운 경관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경북도는 이번 상징형 집라인 조성이 국내 1호 관광단지인 보문단지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함께 순환탐방로 조성사업, 보문호 주변 경관 조명설치 등 새로운 관광시설 확충을 통해 관광단지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문관광단지를 두고 그동안 민간 투자·운영 활성화 등 제도적 부분에 미흡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조성계획 변경 용역을 비롯해 대내외 관광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노력 덕에 단지 내 복합시설 투자에 제약을 받았던 사업자들의 투자를 이끌어 내는 등 민간 자본 유치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관광시장 트렌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보문관광단지도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며 "국내 1호 관광단지로서는 물론 국제적 관광명소로 명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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