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시정연설 보이콧에 與野 감정 대립 극한…민주당, 예산 국회 강대강 대치 예고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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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26  |  수정 2022-10-25 17:13  |  발행일 2022-10-26 제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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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치고 국회를 떠난 뒤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5일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시정연설에 불참하면서 이날 여야의 감정대립이 극에 달했다. 민주당은 '야당 탄압 중단하라'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규탄 시위를 벌였고, 국민의힘은 "헌정사의 오점"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민주당은 대통령과의 사전 환담도 불참한 채 규탄 시위를 벌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총 이후 국회 본관에서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후 윤 대통령이 국회 본관에 입장하자 민주당은 구호를 멈추고 침묵시위에 돌입하기도 했다.

이날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비판하며 정부안에서 삭감된 약 10조원의 민생 예산을 복구하겠다며 향후 전개될 예산 국회에서 강대강 대치를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 대해 "참 무성의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혹평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금 윤석열 정부에 대한 일반적인 국민 평가가 무지, 무능, 무대책 이런 이미지가 많은데 시정연설도 그와 같은 수준이 아니었나 싶다"며 "세계사적 기후위기, 불평등, 국내의 고물가·고금리·고환율·안보위기라고 하는 이런 굉장히 위급한 상황에서 우리가 그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겠는가에 대한 국민적 기대, 목표를 갖기에는 너무 부족하고 무성의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민생과 미래는 없고 권력기관 강화만 있다"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무지·무능·무대책 이미지인데 시정연설도 그와 같은 수준"이라고 거듭 평했다.

또 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서 삭감된 민생 예산(약 10조원)을 예산 심사 과정에서 바로잡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을 지키려 대한민국 민생을 보이콧 했다"며 민주당 이 대표를 정조준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선 시정연설에 야당이 아예 본회의 입장조차 하지 않은 채 전면 보이콧 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란 점에서 국민의힘은 "또 다른 헌정사의 비극을 낳게 됐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정치하면서 대통령의 새해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을 이렇게 무성의하게 야당이 대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도 "시정연설에 한 번도 야당이 참여하지 않은 적이 없는데 오늘 헌정사상 최초로 민주당이 대통령 시정연설에 참여하지 않은 아주 나쁜 선례 남겼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 "당 대표의 범죄 혐의를 은폐시키기 위해 절대다수의 입법권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정쟁으로 이어지고 정치의 본령인 대화와 타협은 실종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도 SNS를 통해 이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당권 주자들은 "시정 연설을 거부하겠다는 것은 이재명 지키기를 위해 민생을 내팽개치겠다는 것(김기현)""이 모든 사달의 원인은 이 대표 본인이다. 이 대표가 자리에 있는 한 민주당은 시정연설 보이콧 같은 무리수와 자충수를 끝없이 둘 것(김태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더불어민주당의 '시정연설 보이콧'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 아쉽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내년 예산안을 국민께 보고하는 자리에, 의원들이 불참하는 헌정사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 대표인 의원들은 국민 세금이 반영되는 국정운영 기조를 심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이 한 특정인의 사당(私黨)은 아니지 않는가. 공당으로서 책무를 다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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