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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이해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30일 오전 출동한 119 구조대원들이 희생자들을 구조하고 분류하고 있다.이날 소방당국에 신고된 구조신고는 81건, 심정지 상태인 환자는 약 50명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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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명에 가까운 사상자를 낸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를 정부와 소방당국, 경찰 등의 발표를 중심으로 재구성해 봤다.
'핼러윈 데이'를 이틀 앞둔 토요일이던 지난 29일 밤 이태원은 갖가지 '코스튬'을 차려입은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축제 분위기가 절정으로 치닫던 밤 10시를 갓 넘긴 시간 해밀톤호텔 옆 폭 4m 정도의 비좁은 경사로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고, 곧바로 참사로 이어졌다.
서울종합방재센터에 "사람 10여 명이 깔렸다"는 신고 전화가 접수됐고, 뒤 이어 119에 신고 전화가 빗발쳤다.
소방당국은 최초 신고가 들어온 후 2분 뒤인 오후 10시17분쯤 곧바로 현장에서 2㎞ 떨어진 용산소방서의 구조대와 구급차를 현장에 투입했다. 그러나 이태원에 몰린 인파로 구조대와 구급차 진입이 쉽지 않았고, 그 시간에도 사람들은 쓰러지고 있었다. 어렵게 도착한 구조대원 등의 전언에 따르면 이미 사람들이 겹겹이 쌓여 층을 이루고, 의식을 잃은 사람과 간절한 구조의 눈길을 보내는 이들이 뒤엉켜 있었다. 구조대원들은 맨 아래에 깔린 사람부터 구조하려 했으나 위에서 내리 누르는 압력 탓에 힘껏 당겨도 빼낼 수 없었다. 이런 모습은 동영상을 통해 생생하게 국민들에게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현장 목격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크게 늘어난 인파로 폭 4m의 좁은 길이 가득 차면서 사람들이 옴짝달싹 못 하게 됐고, 누군가 밀려 넘어지자 순식간에 도미노처럼 사람들도 무너져 내렸다.
소방당국은 밤 10시43분 대응 1단계를 발동했고, 10시45분에는 119구급상황관리센터 재난의료지원팀 출동을 요청했다. 10시 53분 도시철도 이태원역 인근 한강로에 임시 응급의료소까지 설치해 부상자를 받았다. 밤 11시에는 서울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 지원을 요청한 데 이어 한양대·고려대·아주대·분당서울대병원 등 수도권 권역 응급의료센터 재난의료지원팀을 총동원 했다.
소방당국은 밤 11시13분 대응 2단계로, 이어 11시50분에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구급차 142대를 비롯해 구조 인력과 장비를 대거 투입했다. 소방과 경찰 등 투입 인원은 2천692명에 달했다.
시민들의 협조도 그나마 사망자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됐다. 미쳐 구조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일부 시민들은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을 하며 안간힘을 쏟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쓰러진 피해자의 팔다리를 주무르고, 꽉 끼는 옷을 헐겁게 풀어주거나 잘라주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사망자가 150명이 넘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중 10여명은 중상으로 알려져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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