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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왼쪽)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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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와 면담 전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일 국회에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를 접견했다. 양당 대표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등 공통된 모습을 보였지만,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두고 미묘하게 다른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 정 위원장은 1일 골드버그 대사를 만나 최근 북한의 핵 위협 상황과 관련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갖춰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파이트 투나잇'은 '오늘 밤 갑자기 전쟁이 일어나도 싸워 이긴다'는 뜻의 미군 구호다. 이에 골드버그 대사는 "저희는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같이 갑시다'는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표어다.
정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술핵 재배치' 입장 질문을 받고 "전술핵 재배치라는 표현을 쓴 적 없고, '확장억제 강화'라는 표현을 썼다"며 "확장억제는 핵우산 제공이라고 보면 되는데, 저는 핵을 자체 개발한다든가 우리 영토 내 전술핵을 재배치한다든가 이런 표현을 쓴 적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민주당 이 대표도 골드버그 대사를 접견하고, 최근 여권 일각에서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론이 언급되는 것과 관련해 "일고의 가치도 없는 무책임한 이야기"라고 비판하며 "한미동맹의 강력한 확장억제력이 지속되는 한 한반도에는 어떠한 형태의 핵무기도 필요하지 않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 이 대표는 전술핵 재배치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한 언급이 있었다고 박성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골드버그 대사에게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전술핵 재배치, 핵 개발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건 미국 입장에서도 동의할 수 없지 않느냐"며 "한미에서 더는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양당 대표와 접견한 골드버그 대사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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