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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진 (영남대 겸임 교수) |
미디어의 힘은 강하다.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인물이 소개하는 상품은 곧 실시간 검색어로 등장한다. 기다렸다는 듯이 홈쇼핑 방송에 쏟아져 나온다. 건강에 좋다고 소개되는 식자재들은 완판되는 결과물을 가져온다. 그런 결과물은 다음 날 엄마의 밥상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이처럼 대중매체는 현대인의 생활양식 변화를 주도한 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생활적인 요소에서부터 문화, 예술까지 그 범위는 방대하고 방송이 주목하는 콘셉트와 키워드는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지고 온다. 이것이 대중매체의 효과다.
미디어에서 예술가를 다루는 방식도 조금은 달라진 느낌이다. 과거 예술가는 천재라는 프레임으로 '비범(非凡)'한 인물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오랜 시간 동안 한 가지에 몰두해 작품을 만들어내는 꾸준하고도 끈기 있는 장인으로서 그 역할을 자처하는 느낌이었다. 유일성과 아우라(aura)를 뿜어내는 예술 작품의 주인이자 창작자의 모습으로 비치곤 했다.
현재 예술가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떠한가? 조금은 폭넓은 범위로서 예술을 바라보게 만드는 것 같다. 특히 예술의 창작자를 범인(凡人)으로서 그 지위를 낮추고 있다. 누구나 예술을 행할 수 있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예술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들의 창작 방식은 '손쉽게 만들어낸다'라는 의미라기보다 접근하는 방식과 표현방식에 있어서 조금은 가벼워진 느낌이다. 이렇게 가벼워진 예술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물론 예술 성향에서 차이는 보이지만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이분법적인 구조가 아닌 '누구나' 만들어내는 예술로서 '생활예술'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등장이라고 불 수 있다. 우리 문화예술정책에서 내세우는 '누구나 예술가'라는 슬로건을 통해서 나아가고자 했던 예술가의 개념 규정에 대해 미디어에서 확인해 주고 있다.
미디어가 만들어낸 생활예술의 임지는 예술이라는 다소 무겁고 어려운 이미지를 버리고, 대중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데 일조했다. 어렵고 힘든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예술로서의 위치를 환영하는 필자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반가울 따름이다.
김미진 (영남대 겸임 교수)

김미진 영남대 겸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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