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미술 태동의 정신 대구로 소환…'January 5-31, 1969'展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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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01 07:31  |  수정 2022-12-01 07:41  |  발행일 2022-12-01 제16면
갤러리신라, 美 '1월전' 오마주
당시 참여했던 4인의 작품 전시
미술의 본질 되새겨보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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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배리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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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휴블러 작

1969년 1월에 미국에서 열린 '1월전(The January Show)'.

개념미술의 시작이라 불리는 이 전시는 기존의 미국 미술을 뒤엎고 새롭게 등장한 개념미술을 알렸다. 뉴욕 매클렌덜 빌딩 사무실에서 큐레이터 세스 시겔롭(Seth Siegelaub) 기획으로 열렸으며, 개념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로버트 배리, 더글라스 휴블러, 조셉 코수스, 로렌스 와이너의 작품이 전시됐다. 기존의 전통적인 전시 형태에서 벗어나 작가들의 아이디어만으로 전시가 구성됐다.

2022년 12월, 갤러리신라 대구는 '1월전'의 의미와 탐구 정신을 대구로 소환했다. 개념미술의 태동이라 불리는 이 전시가 열렸던 1969년 1월5일부터 31일까지를 그대로 넣어 전시 타이틀을 'January 5-31, 1969'전으로 정하고, 당시 전시에 참여했던 4인의 개념미술가 작품을 선보인다. 지난 10월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갤러리신라 서울에서 개최돼 미술 관계자들과 관람객에게 많은 호응을 얻어 대구에서도 다시 한번 소개하는 것으로 전시는 1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196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니멀리즘은 후반에 들어서며 쇠퇴하기 시작했다. 또한 미국 예술계에서의 탈모더니즘에 대한 강한 열망은 포스트미니멀 경향의 여러 미술 사조를 일으켰다.

그중 개념미술은 이후 1970년대를 이끈 가장 주요한 사조로 꼽힌다. 개념미술은 형식, 재료 등에 관심으로부터 미술의 개념 그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시한 사조다.

1969년 조셉 코수스(1945~)는 개념미술이란 미술 개념의 기초를 탐구하는 것이며 형태와 재료를 가지고 작업하는 것이 아닌, 미술 행위 자체에 대한 의미를 가지고 작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배리(1936~)는 미술의 상업화에 대항해 매매되는 사물로써 미술품을 만들지 않고 아이디어로만 미술을 제시했는데, 대표적인 작품으로 'Closed Gallery'(1969)가 있다.

또한 로렌스 와이너(1942~2021)는 사진과 텍스트를 비롯해 사물을 장소에서 해방시키는 작업까지 개념 미술의 영역을 확장했다.

더글라스 휴블러(1924~1997)는 "이 세계는 이미 오브제들로 가득 차 있다. 내가 오브제를 하나 더 만든다고 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나는 더 이상 거기에 부가하고 싶지 않다"라며 예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광호 갤러리신라 대표는 "이번 전시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개념미술의 미술사적 의미를 다시 한번 조망하고, 개념미술가들이 탐구하고자 했던 미술의 본질을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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