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글로벌 전기차 메이커 '테슬라'의 아시아 생산공장 유치전에 대구시가 본격 뛰어들기로 하면서 대구가 갖는 특·장점 및 유치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대구시는 이번 주에 산업통상자원부에 유치제안서를 낼 것으로 보인다. 11일 전기차 관련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대구에는 테슬라 협력사(납품처)가 풍부할 뿐 아니라 향후 테슬라의 사업확장 영역과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요소들이 차고 넘친다는 평가다.
◆입지와 노사관계
대구는 유치 입지로 대구국가산단 2단계 조성부지(달성군 구지면 일대 151만7천여㎡)를 염두에 두고 있다. 테슬라 측이 요구하는 최소 부지 면적(30만평·99만1천여 ㎡) 확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더욱이 이곳을 중심으로 8개 고속도로가 통과하는 데다 중부내륙고속도로 현풍 IC와는 불과 3분거리에 위치해 있다. 포항·울산 등과의 이동거리는 1시간 이내다.
여기에 대구산업선(서대구역~대구국가산단)이 2027년 완공되면 물류비용 부담은 훨씬 더 줄어든다. 특히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개항(2030년 목표)하면 경제물류 기능은 한층 강화된다. 신공항 인근에 조성하려는 공항산단에는 테슬라 연구개발센터 조성도 가능하다. 외국기업이 국내에 진출시 가장 두려워하는 노사관계에서도 대구가 갖는 상징성이 있다. 대구에는 전국 최초로 '노사 평화의 전당(사업비 200억원·달성군 구지면)'이 건립돼 있다.
◆핵심 부품 납품사
대구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테슬라와 협력하고 있는 역량있는 중견·중소기업이 8곳이나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2차전지의 4대 핵심소재는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질이다. 이 중 대구에는 양극재와 분리막 생산에 역량있는 기업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양극재를 공급하는 엘앤에프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니켈 함량이 90% 이상인 고순도 양극재를 테슬라에 공급한다. 테슬라가 인정한 기업인 셈이다. 엘엔에프는 최근 열린 무역의 날 행사에서 '10억달러 수출탑'도 거머쥐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대구 세천단지에 위치한 SSLM은 배터리 분리막을 테슬라에 납품하고 있다. 이외에도 삼보모터스, 한국진공, 피에이치에이, 삼금공업, 에스티엠,이노화이즈(옛 화신테크)등도 직간접으로 제품을 납품한다.
◆정책적 지원 노력
전기차 선도도시를 표방해 온 대구시 자체의 정책지원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대구는 테슬라 전용 충전기도 설치했다. 엑스코 지하주차장(6개), 신세계 백화점(4개), 대백프라자(4개), 만촌동 이마트(4) 등 총 20개를 구비하고 있다. 대구시가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일정부분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일론 머스크가 관심 갖고 있는 △뇌연구 △자율주행융합지원센터·도로실증 환경구축 등 자율주행 △로봇 △전기차 모터밸리 및 에너지(2차전지) 클러스터 조성 추진 등 관련 인프라가 대구에 집중 포진해 있는 것도 강점이다. 실제 대구혁신도시에는 한국뇌연구원이 소재하고 있고,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유치를 통해 산업용 로봇에서 서비스 로봇으로 전환하기 위한 산업 생태계도 두터워지고 있다. 한편 대구시는 이번 주 테슬라 공장 유치제안서를 산업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각 지자체(10여개 )로부터 받은 제안서를 테슬라 측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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