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최종승자는 메시도 음바페도 아닌 카타르 국왕?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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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20  |  수정 2022-12-20 08:16  |  발행일 2022-12-20 제2면
결국 최종승자는 메시도 음바페도 아닌 카타르 국왕?
19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시상식에서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회장(왼쪽)이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주장 리오넬 메시에게 우승 트로피를 건네고 있는 가운데,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가운데)이 메시의 뒷목을 쓰다듬고 있다. 국왕과 메시는 구단주와 소속 선수 관계다. 연합뉴스

결국 최종 승자는 카타르 국왕이었다?


'최초의 중동 월드컵' '겨울에 열리는 월드컵' 등 온갖 수식어를 낳으며 관심을 끌었던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9일 펼쳐진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결승전은 '영원한 우승 후보' 간 대결이란 점뿐만 아니라 신구 '축신(축구의 신)'인 리오넬 메시와 킬리안 음바페의 맞대결이란 흥행 요소까지 더해져 대박을 터뜨렸다. 

 

이날 결승전은 명불허전의 명승부였다. 전후반 2-2, 연장전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승부차기에 들어간 두 팀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특히 리오넬 메시와 킬리안 음바페의 '음메대결'은 압권이었다. 결승전을 앞두고 똑같이 5골을 기록 중이던 메시와 음바페 중 누가 '골든부트'(득점왕)를 차지할지 관심이 폭발했다. 

 

이번 대회 총 8골을 넣은 음바페는 56년 만에 결승전 해트트릭을 기록한 두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리고 골든부트를 수상했지만 팀이 패배하면서 고개를 떨구었다. 반면 메시는 득점왕을 놓쳤지만 팀이 우승하면서 자신의 '라스트 댄스'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까지 수상하면서 시상식은 말 그대로 메시를 위한 '대관식'을 방불케 했다.


그러나 최후의 승자는 메시도, 음바페도 아닌 카타르 국왕이란 얘기가 나온다. 카타르 군주(에미르)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는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파리생제르맹(PSG)의 실질적인 구단주이고, 결승전 주인공인 메시와 음바페 둘 다 PSG에 데려와 한솥밥을 먹게 했다. PSG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카타르스포츠인베스트먼트는 막대한 '오일 머니'를 쏟아 부으며 메시(2021년)와 음바페(2018년) 등 월드 클래스를 영입했던 것이다. 대회 전 PSG 선수단의 시장가치는 세계 3위인 8억8천955만 유로(1조 2천328억원)였지만 월드컵 이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국 팀이 '개최국 개막전 첫 패배' '조별리그 3전 전패' 등의 흑역사를 남기며 체면을 구겼고, 여기다 △이주 노동자 인권 문제 △경기장 주류 판매 금지 △반(反) 성소수자 정책 등 지역적 특수성에서 비롯된 전례 없는 논란들이 이어졌지만 대회를 마친 후 받아 든 계산서는 카타르 국왕을 웃게 하고 있다. 팀 카타르는 경기에서 수모를 당했지만, 국왕은 돈방석에 앉는 구도가 만들어진 셈이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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