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하룻밤에 읽는 조선시대사, 500년 역사 빛과 그림자…새로운 조선을 마주하다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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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23  |  수정 2022-12-23 07:30  |  발행일 2022-12-23 제15면
조선왕조에 씌워진 편견·고정관념 걷어내고

역사적 중요 사건 위주 합리적 재해석 제시

정치史로 다루지 못한 이야기도 흥미 더해

[신간] 하룻밤에 읽는 조선시대사, 500년 역사 빛과 그림자…새로운 조선을 마주하다
[신간] 하룻밤에 읽는 조선시대사, 500년 역사 빛과 그림자…새로운 조선을 마주하다
이문영 지음/페이퍼로드/412쪽/1만8천원

조선은 정말 신하들에게 휘둘리는 나라였을까? 폐비 윤씨는 정말 질투심이 심해 폐출됐을까? 명량해전은 정말 명량해협에서 벌어졌을까?

조선은 우리에게 친숙하고 자주 접해온 역사이기에 누구나 머릿속으로 조선시대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조선시대의 모습은 실제 조선과 얼마나 일치할까.

책은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으로, 조선사에 씌워진 편견과 고정관념을 걷어내고, 가장 합리적으로 생각되는 해석들을 모아 조선시대사를 새롭게 재구성했다.

조선은 수차례의 전란으로 외국 군대에 국토를 짓밟혔고, 결국은 외세에 의해 멸망했다. 그 때문에 조선에는 온갖 부정적인 인식들이 덧씌워졌다. 하지만 조선은 고려보다 더 중앙집권적이고 효율적인 통치 체계를 가졌고, 우리가 오늘날 편하게 사용하고 있는 한글을 만들어냈다. 왜란과 호란에 아무런 방비도 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책은 조선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들여다본다. 또한 세간에 전해져 오는 속설이나 미디어에서 만들어진 이미지를 넘어 조선사를 바라본다.

저자는 "조선이라는 나라는 1392년에 건국해 1910년 망할 때까지(물론 1910년에 망한 나라의 이름은 조선이 아니라 대한제국이기는 하다) 518년간 존재했던 나라"라면서 "과연 1400년대의 조선과 1800년대의 조선이 같은 체제를 가진 나라였다고 볼 수 있을까"라고 반문한다.

이 책은 정치사의 중요한 사건들을 위주로 조선시대사를 간결하고도 명쾌하게 다룬다. 책에서 보여주려는 것은 조선시대의 큰 그림이기 때문이다. 조선이 어떻게 세워져서 나라의 기틀을 갖추게 되었는지, 그렇게 갖춘 기틀을 바탕으로 어떻게 발전해 갔는지를 먼저 살펴본다. 그런 다음 조선이 오랜 평화 끝에 닥쳐온 전쟁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두 차례의 전란으로 황폐해진 후에 어떻게 성리학적 질서를 더 확고히 했는지, 시대의 변화에 대처할 기회를 어떻게 잃었는지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500년 조선사의 큰 흐름은 차곡차곡 머릿속에 정리된다.

독자들이 각 시기의 전체적인 시대상을 파악할 수 있도록 각 장의 맨 앞에 각 시기를 개관하는 페이지를 넣었다. 당시 세계사의 판도도 함께 볼 수 있도록 각 시기 연표에는 한국사와 세계사의 주요 사건들을 시간순으로 나란히 정리해 역사의 큰 그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다. 게다가 정치사만으로 다루지 못한 조선사 속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칼럼과 각 꼭지 끝의 역사 메모에 담았다.

저자는 "역사는 완성되고 불변하는 진실이 아니라, 끊임없이 수정되며 새로워지는 것"이라고 전한다.

누구도 역사에 관해 어떤 것이 절대적 진실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역사 해석 중 어떤 것이 합리적인지를 판단할 뿐이다. 그래서 자신의 역사 해석 또한 절대적인 진실이라고 우기지 않는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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