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Viva 대구

  • 곽현지 곽병원 홍보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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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26  |  수정 2022-12-26 07:56  |  발행일 2022-12-26 제21면

[문화산책] Viva 대구
곽현지 (곽병원 홍보계장)

대구 사람은 대체로 무뚝뚝한 편이다. 체면 문화가 있는 데다 타인에 대한 관심, 오지랖도 있다. 따라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서울 사람이나 해외에서 유학을 한 사람이 대구 지역으로 이사를 와서 정착할 때 피로감을 느끼거나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체면치레를 중요시하는 체면 문화는 코로나19가 발발했던 2020년, 절제된 시민의식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오지랖이라고 불리는 공동체 의식은 국채보상운동, 2·28 민주 운동과 같은 과거의 구국 운동뿐만 아니라 오늘날 대구의 유수 산업에서 사업체 종횡 간 협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2020년 당시 미국 ABC 뉴스의 특파원은 "대구는 코로나19의 진원지이다. 그런데 공황 상태를 찾아볼 수 없다. 폭동도 없고, 감염환자를 수용하고 치료하는 데 반대하며 두려워하는 군중도 없다. 거리에는 절제와 강한 침착함, 그리고 고요함이 버티고 있다"고 하였다. 체면 문화의 이면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절제된 품격이 있는 것이다.

2022년 7월 대구의 외국인 환자 유치 및 해외 진출 심포지엄에서 한양대 서창진 교수는 '대구는 다른 지역과 달리 병원, 보건소를 포함한 관공서의 유기적인 협력이 도드라져 인상 깊다'고 하였다. 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타 도시에서 부러워하는 대구의 자산인데 단합이 어려운 보건의료계 전체가 모인 협의체라고 하니 대구의 저력이 느껴진다. '우리가 남이가'라고 하는 공동체 의식 속에 깊은 정이 있고 이러한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서로 협력하면 목표한 결과를 이룰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느낀다.

서울대와 경북대가 어깨를 나란히 했던 때가 불과 반세기가 지나지 않았다. 급속하게 진행된 서울·지방 간 격차는 불가피한 현상처럼 보였으나 썩은 고름이 터지듯 곳곳에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의료 산업의 측면에서 보면 서울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어 급성기 질환 환자가 응급 수술을 받지 못하고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새로 출범한 정부도 '지방이 살아야 한국이 생존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으로 1조원의 정부 출연금을 지원하여 지방 소멸 대응 기금을 확대하였다. 교육부 장관 또한 지방 대학에 관한 교육부의 권한을 시·도지사에게 이양했으며, 국가거점 국립대학 학점 교류 협약 체결 등 정부의 실질적인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의 동부와 서부에 각각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가 양대 산맥을 이루듯 한국 또한 서울대와 경북대가 다시 한번 어깨를 나란히 할 때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곽현지 (곽병원 홍보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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