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에도 이런 기업이] 입자가속기 전자석 생산 강소기업 <주>금룡테크, 美·日 이어 세계 최고 스위스 PSI엔 8극 전자석 공급 계약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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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05 07:15  |  수정 2023-01-05 07:24  |  발행일 2023-01-05 제13면
핵 연구·의료·태양광에너지시스템용
포항가속기硏 등 각종 프로젝트 참여
다양한 사양 자석 시스템 설계~설치
전도냉각형 초전도자석 연내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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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웨이퍼 단결정 성장 장치에 사용되는 12인치 초전도 자석. <금룡테크 제공>

입자가속기는 전자기장을 이용해 매우 빠른 속도로 입자를 충돌시키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파편을 분석하는 장치다. 새로운 입자를 찾거나 이론을 검증하는 데 주로 활용된다. 초창기엔 원자핵 연구가 목적이었다. 핵물리학 대형연구시설 외에도 최근엔 공업, 의료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자기장 형성을 위해선 특화된 초전도 자석이 필수적이다.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 내 입주한 <주>금룡테크는 입자가속기용 전자석을 설계 및 제조한다. 첨단 산업과 연계를 하면 발전 가능성이 높은 '전자석 시스템' 분야를 선도하는 강소기업이다.

◆고품질 자석,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

금룡테크는 자석 설계부터 제작 및 설치까지 모든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전자기·코일 냉각·극저온 등 조건을 분석해 모델링한 뒤 제작에 착수한다. 진공 시스템 및 측정 장비를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사양의 자석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주력 제품은 △연구 과제용으로 주로 쓰인 '입자가속기 자석' △에너지 밀도를 높여 성능을 향상시킨 '초전도 자석' △진단 및 치료 분야에 활용되는 '의료용 자석' △태양광 에너지 시스템에 이용되는 '솔레노이드 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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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이온가속기 프로젝트에 공급한 4극 전자석.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외 유수의 연구기관, 의료기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포항가속기연구소(3.5세대~4세대)에 전자석을 공급 중이다. 일찍이 미국·일본에도 진출했다. 일본 나고야대학교 싱크로트론 연구소에 가속기용 전자석을 수출했고, 일본의 고에너지 가속기연구기구인 'KEK'에도 초전도 자석을 납품했다. 2019년 대전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단(RISP)의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며 사업 입지를 넓혔다.

의료 분야에선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서울대병원과 연세대병원 중입자선치료센터에 암치료용 전자석을 납품했다. 경북대병원, 부산대병원, 강원대병원 등 지역 거점병원은 물론 인도네시아 바탄연구소 등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스위스 국립연구소(PSI)에 8극 전자석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나노·에너지환경 분야를 선도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인 PSI와 45억원 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위상을 한껏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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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이온가속기 프로젝트에 공급한 중이온 가속기용 6극 전자석. <금룡테크 제공>

◆연구개발과 인재는 성장의 원동력

꾸준히 연구개발에 매진한 금룡테크는 2002년 '유망 중소기업'에 선정됐고 같은 해 '신기술 부문 벤처기업'으로 지정됐다. 기업 부설연구소를 설립, 특허 및 인증을 획득했고 2021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인증하는 '국가품질명예명장'(전자석 부문)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연구개발에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면에는 특출한 인재가 있다. 설립 초기부터 함께한 러시아 연구원 세르게이 페드로프가 그 주인공이다. 러시아 국가 핵융합연구소에서 근무한 이력을 지닌 그는 영남대에서 진행한 연구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가 금룡테크와 연이 닿았다.

김인식 금룡테크 대표는 "자기장을 해석하는 데는 전문적인 지식이 많이 요구된다. 세르게이가 합류하면서 중추적 역할을 했고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많이 기여했다. 초창기엔 언어나 문화적 차이 탓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하는 러시아인이 됐다"고 했다.

기술 고도화를 위한 노력에는 끝이 없다. 2년여 동안 진행한 전도냉각형 초전도자석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올해 중 상용화가 예상된다. 마이크로 의료로봇용 전자석, 자기공명 전자석 등을 개발 중이다.

기업 문화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직원들의 자기 계발을 독려하기 위해 2017년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달의 책을 선정, 도서를 지급하고 있다. 주력 분야는 공학 계열이지만, 정서적 유대감을 배양할 수 있도록 인문학 도서를 선정해 함께 읽고 있다. 직원들의 호응이 높은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무한 연구개발을 통해 국가 기초과학 분야에 이바지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경영에 나서고 있다"면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여줬고 올해 더 큰 도약을 준비 중이다. 대구 경제와 지역 발전에 큰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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