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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미 <미술치료학 박사> |
선택적 함묵증(Selective mutism)은 정상적인 언어발달 과정을 거쳐서 어떤 상황에서는 말을 하면서도 말을 해야 하는 특정한 사회적 상황에서는 말을 지속적으로 하지 않거나 다른 사람의 말에 언어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것을 선택적 함묵증이라고 한다. 이렇게 말을 하지 않는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되고 교육적, 사회적 의사소통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때 선택적 함묵증으로 진단할 수 있으며, DSM-5(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2013)에서는 선택적 함묵증을 불안장애로 분류하고 있다. 선택적 함묵증은 극도의 수줍음, 당황스러운 상황에 대한 두려움, 사회적 고립, 강박적 특성 등 불안 관련 특성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정한 사회적 상황에서 먼저 말을 시작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말에 언어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선택적 함묵증을 보이는 아동들은 가정이나 가족들 앞에서는 편안하게 일반적인 목소리로 말을 하지만, 자주 보는 친구들, 심지어 할아버지나 가까운 친척들 앞에서조차 말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동들은 학교에서 책 읽기, 발표 등과 같이 말하기를 요구받는 상황에서 말하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에 학교 선생님은 아동의 읽기 능력 등을 평가하기가 어렵고 학업성취 교육프로그램 참여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선택적 함묵증 아동들 중에는 단순히 말만 하지 않을 뿐 고개 끄덕이기·가로젓기, 손가락으로 가리키기 등의 제스처나 글씨 쓰기와 같은 비언어적 수단을 사용해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을 하기도 하며, 말을 요구하지 않는 사회적 활동이나 교실 청소, 공놀이 등에는 참여하기도 한다. 선택적 함묵증 아동들이 특정한 의사소통 장애에 해당하지 않으며 정상적인 언어기술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지만, 또래에 비해 의사소통 기술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사회적 상황에 대한 두려움, 불안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히 나타난다. 선택적 함묵증은 불안장애의 한 유형으로, 불안이 외현화되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경우라고 볼 수 있고, 대체로 심한 부끄러움, 사회적 상황에 대한 두려움, 사회적 위축, 강박적 특성, 거절증, 반항 등의 행동이 나타난다.
선택적 함묵증에 대한 심리치료 방법은 발생 원인에 따라서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 치료과정을 관찰하면서 복합적인 치료 방법을 혼용해 진행하게 된다. 미술치료는 아동의 저항을 줄이고, 언어의 한계성을 벗어나며, 육체적 활동을 통해 창조성을 생활화하고 미술표현이 사고와 감정을 객관화한다고 볼 수 있다. 미술치료는 아동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미술 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미술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갖게 한다. 선택적 함묵증 아동의 미술치료에 있어서 매체의 활용은 부정적 정서로 인한 긴장과 위축을 이완하는 데 도움을 주며,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또 미술 활동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선택적 함묵 아동의 흥미를 유발함으로써 자발적 표현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한다.
미술치료는 심리치료의 이론을 바탕으로 인간의 조형 활동을 통해 개인의 갈등을 조정, 자기표현과 승화 작용을 통해 자아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자발적 미술 활동을 통해서 개인의 내적 세계와 외적 세계 간의 조화를 잘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선택적 함묵증 아동이 안정적인 상황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훈련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며, 친밀감을 느끼는 미술 활동 중심의 구조적 미술 치료가 선택적 함묵증 아동의 위축, 불안, 우울과 같은 문제 행동을 감소시킴으로써 선택적 함묵증으로 인한 사회성 기능을 향상할 수 있다. 정수미 <미술치료학 박사>

정수미 미술치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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