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통일신라 대구 중심지 '수창군' 어딘지 궁금하다면 여기로"

  • 송은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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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17 16:11  |  수정 2023-01-18 07:58  |  발행일 2023-01-18
문헌자료 통해 수성구가 옛 수창군으로 알려져 있던 가운데
중동 356-7번지 일원서 연화문 수막새 등 출토돼 사실 뒷받침
화원·하빈 등 거느렸던 수창군 관아터로 밝혀져 지역사회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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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동 356-7번지 유적조사 발굴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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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이 출토된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서쪽 인도에 설치된 안내판.

2019년 대구 수성구 중동 356-7번지 일원에서 복합주거시설 공사와 함께 문화재 발굴조사가 실시됐다. 이때 출토된 몇몇 유물은 지역사회에 놀라움을 안겼다. 출토된 유물 중 일부가 매우 특별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수성구에 해당하는 수성은 신라시대에는 위화군 혹은 수창이라 불렸고, 고려시대에 와서 수성이 됐다. 통일신라 이전 대구에는 달구벌(대구), 수창(수성), 팔리(칠곡), 하빈(하빈), 화원(화원)이 있었다. 이 중 중심 세력은 달구벌이었다. 하지만 통일신라 신문왕 이후 대구의 중심은 달구벌이 아닌 수창으로 바꿨다. 신문왕 때 신라 수도를 경주에서 달구벌로 천도하려다 무산된 이후였다. 이 일로 경주 기득권 세력은 위상이 높아진 달구벌을 경계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달구벌 아래에 있던 수창을 '수창군'으로 승격시키고, 대구현을 비롯한 팔리현, 하빈현, 화원현을 수창군의 속현으로 만들어 수창군이 거느리게 했다.

이러한 사실은 문헌자료를 통해 어느 정도 확인이 됐지만,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고고학 유물은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2019년 수성구 중동시장 북쪽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드디어 의미 있는 유물이 나왔다. 삼국-조선시대에 이르는 여러 유물이 출토됐는데, 그중에 연화문 수막새, 당초문 암막새, 귀면와, 치미편이 있었던 것.

이는 아무 곳에서나 출토되는 것이 아니라 신라 수도 경주의 궁궐, 관아, 큰 사찰 터 등에서만 출토되는 매우 특별한 유물이었다. 이를 토대로 전문가들은 지금의 수성구 중동 일원이 옛 수창군의 중심이었고, 이 유물이 출토된 지역에 수창군 관아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출토된 유물 연대가 8세기 중엽인 것도 문헌자료에 나타나는 수창군 승격과 거의 일치한다.

수막새, 암막새, 귀면와, 치미는 모두 기와다. 우리나라 기와는 시대에 따라 특징이 있는데 통일신라시대 기와가 가장 화려했다. 특히 관아 건물이나 사찰처럼 권위, 종교적 장엄미가 필요한 건물에 이런 특별한 기와를 사용했다. 수막새는 처마 끝 수키와 마구리를 장식하는 둥근 기와로 둥근 면에 연꽃 문양 등을 새겼다. 암막새는 처마 끝 암키와 마구리를 장식하는 것으로 포도 같은 덩굴식물 문양을 새겼다. 귀면와(鬼面瓦)는 귀신 얼굴을 새긴 기와로 용마루, 내림마루, 추녀마루 끝에 세워 사악한 기운을 막았다. 치미는 봉황 꼬리 모양인데 큰 기와 건물의 용마루 양쪽 끝에 세워 좋은 기운은 불러들이고 나쁜 기운은 내쫓는 의미를 담았다. 현재 수성구 중동 골든클래스 아파트 서편 출입구 옆에 이런 내용을 자세히 담은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글·사진=송은석 시민기자 31691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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