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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정 경북도 문화유산과 주무관이 지난 26일 '2023년도 문화관광체육국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경북도 제공> |
경북도의 신년 업무보고는 '파격의 연속'이었다. 지방시대 선도를 위해 각 주제에 맞게 실·국 간 장벽을 허물고 진행한 것 자체가 큰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운데, 그간 실·국장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보고자로 이제 갓 공직에 발을 디딘 MZ 공무원들이 나섰기 때문이다. 이 같은 파격의 배경엔 '주무관이 지방시대 주체가 돼야 한다'는 이철우 도지사의 평소 철학이 담겼다.
지난 26일 경북도청 화백당에서 열린 경북도 신년업무 보고자리. 이날 업무보고는 농축산유통국·환경산림자원국·해양수산국·농업기술원, 문화관광체육국·건설도시국·통합신공항추진본부가 각각 '농·산·어촌이 열어가는 지방시대' 'Two-Port 시대 문화와 관광으로 도약하는 경북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했다.
이날 보고자들 중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임용 만 3년이 지나지 않은 도청 9급 공채 출신 주무관들이었다. 김상철 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을 대신해 보고자로 나선 조순정 주무관(8급)은 2020년 도청 공채로 공직에 첫 발을 디뎠다. 조 주무관은 MZ세대의 눈으로 소멸위기에 놓인 지역현실을 진단하는가 하면, 자신의 경험을 담아 지역 산업화·일자리 창출 등에 초점을 맞춘 보고를 진행했다.
조 주무관은 "처음에는 부서를 대표한다는 생각에 부담이 많았다. 업무보고를 준비하는 동안 부서 전체의 업무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한 뒤 "내가 도청의 주인공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오늘 업무보고가 공직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 주무관과 함께 도로철도과 MZ 공무원인 김지찬 주무관도 "심장이 이렇게 쿵쾅 거린 적은 처음"이라면서도 준비한 보고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도는 시장·군수 연석회의를 통해 지방시대 정책과제로 '일 잘하는 지방정부'를 제시하면서 공직사회 계급제 완화, 6급 이하 직급통폐합 등을 세부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최근 고학력 MZ세대 공무원의 공직사회 진출이 늘면서 그들의 능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선 공직사회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이 도지사의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도지사는 "도청에서 오래 일할 사람이 자긍심을 갖고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일해야 경북이 잘 되고 대한민국이 살아난다"며 "MZ세대 대부분이 수준 높은 교육을 받고 공직에 들어왔다. 젊은 인재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6급 이하 공무원에 대한 계급제 완화 등 혁신적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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