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세계화 선도…해외대학과 실습협약·산학협력·공동학위과정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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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06 07:26  |  수정 2023-02-06 07:26  |  발행일 2023-02-06 제14면
대구한의대, 한의학 해외교육·연수지원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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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한의대 교수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현지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의학 임상연수를 하고 있다. <대구한의대 제공>

우리나라 전통 한의학의 이치를 체계화해 인류 복지 향상에 기여함을 건학이념으로 삼는 대구한의대는 지난 3년여간 COVID-19 팬데믹 속에서도 한의학의 세계화를 목표로 다양한 국가와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팬데믹이 기승을 부리던 2021년 4월 대구한의대는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지원하는 한의약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유치 지원 사업(한의약해외교육·연수지원)에 선정돼 2023년 말까지 3년에 걸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협력대학과 교환학생 프로그램
임상한의학 체험형 클래스 운영
국제전통의학협력센터 추진도

물리치료학 등 타 학문과 융합
베트남 대학 화장품공학전공과
한의학 활용 한방화장품 산업화"

◆한의학의 세계화 선봉

팬데믹으로 국가 간 빗장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한 2022년 5월, 한의약해외교육·연수지원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대구한의대 교수 대표단은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의 타슈켄트소아의과대학(Tashkent Pediatric Medical Institue), 타슈켄트국립의과대학(Tashkent Medical Academy) 및 이슬람의 고대 유명 의사인 이븐 시나의 출생지인 부하라의 부하라국립의과대학(Bukhara State Medical University)을 직접 방문했다. 그곳에서 단기 한의학과 재학생 병원실습, 단기 계절학기 한의학과 교환학생 프로그램 및 한의학 기반 산학공동협력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대표단은 우즈베크 기관의 전통의학과 재학생, 대학원생, 교수, 임상의사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전통의학에 대한 이론교육 및 실기 대면 수업을 시행해 한국 전통의학에 대한 좋은 호응을 얻었다.

대구한의대의 한의학 세계화 프로젝트는 크게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두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추진되고 있다. 인바운드 프로젝트의 경우 우즈베키스탄, 몽골, 베트남, 러시아 등의 협력 대학의 의대 및 전통 의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단기 한의학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시행하였으며, 6개월 또는 1년 동안 한의학 교육을 시행하는 장기 한의학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프랑스, 우즈베키스탄, 몽골, 베트남 출신의 의사, 전통의사, 물리치료사 등 의료인을 대상으로 하계 'Clinical Training Program'을 준비하고 있다.

2022년 7월 몽골민족대 및 몽골모노스약학대학 전통의학과 재학생 14명이 단기 교환학생 자격으로 3주간 대구한의대를 방문해 기초한의학과 임상한의학 이론에 대한 정규교과수업을 수강하고 다양한 한국 문화를 체험했다. 이어 2022년 8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소아의과대학, 부하라국립의과대학, 타슈켄트국립의과대학 의사(교수) 5명이 'Clinical Training Program' 참여를 위해 대구한의대를 방문했다.

2022년 7월 협약 체결 이후 12월 베트남 현지에서 대면 한의학 교육을 시행하여 큰 호응을 한 바 있는 베트남 호찌민의약학대학 전통의학과 재학생들이 2023년 하계 방학 중 단기 한의학 교환학생 방문을 시작으로 몽골민족대학과 모노스약학대학(이상 몽골), 타슈켄트국립의과대학, 테르미즈의과대학, 부하라국립의과대학(이상 우즈베키스탄), 태평양국립의과대학(러시아)의 전통의학과 재학생들이 한국의 한의학을 배우기 위해 대구한의대를 찾을 계획이다.

2023년 8월 프랑스 몽펠리에 거주 의료인들을 시작으로 베트남, 몽골의 협력 기관 의료진들이 한의학 임상연수에 참가하고자 대구한의대를 방문할 예정이다.

아웃바운드 프로젝트의 경우 대구한의대 한의(예)학과 재학생을 하계 및 동계방학 중 몽골,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협력 국가에 파견해 학점 교류 교환학생 또는 임상실습을 통해 다른 국가의 전통의학을 직접 체험하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2022년 6월과 7월에 한의(예)학과 1·2학년 재학생 30여 명이 몽골 모노스약학대학과 우즈베키스탄 부하라국립의과대학을 방문해 몽골 및 우즈베키스탄의 전통의학에 대한 정규 교과목 수업을 듣고 다양한 실습을 통해 해외 전통의학에 대한 견문을 넓혔다. 또 한의학과 3·4학년 재학생 20여 명도 2022년 8월 몽골 모노스약학대학 병원, 우즈베키스탄-대한민국 한의학진료센터(우즈베키스탄 공화국 제2병원 소속)에서 2주간 머무르면서 방문국의 전통의대 병원과 해외진출 한국 우호친선병원에서 임상실습을 진행했다. 2023년 2월에는 동계 계절학기 교환학생 자격으로 한의학과 학생들이 베트남 호찌민의약학대학에 방문할 예정이며, 여름에도 몽골,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를 방문해 그들의 전통의학을 배워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대구한의대는 해외 현지에서 직접 한의학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연구자들의 공동 연구를 지원할 '국제전통의학협력센터' 설립을 목표로 프랑스, 몽골, 우즈베키스탄의 협력기관과 협의 중에 있으며, 현지 센터에서 전문 교육을 받은 의료인을 고용해 임상 클리닉 운영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변화에 유기적인 한의학 모습 공유

대구한의대의 한의학 세계화 프로젝트는 한의학 분야 하나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학문과의 융합을 통한 세계화에 힘쓰고 있다.

2022년 4월 교육부 국립국제교육원의 GKS장학사업 단기 한일 공동 고등교육 유학생 교류사업에 한의학과, 임상병리학 및 물리치료학과 협업한 'COVID-19시대 보건의료 인력의 과제와 역할'이라는 주제로 2022~2023년간 2억원을 지원받는 사업에 선정됐다. 사업 1차연도인 2022년 8월 1일부터 18일까지 일본 후쿠오카현립대학 간호학과 INAMI AREI(이나미 아레이) 학생을 포함한 20명의 일본 소재 대학 보건의료 관련 학과 재학생이 대구한의대를 방문했다. 이들은 한의학과의 한의학 역사 및 침구실습, 임상병리학과의 진단검사의학 이론 및 실습 등의 전공 강의와 대구한의대 한방병원 견학, 동의한방촌 답사, 한의약박물관 탐방, 약선음식 조리실습 등을 통해 한의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학문과 융합한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2023년 8월에는 2차연도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며, 이번 사업을 기반으로 대구한의대는 석·박사학위과정 및 학부 1년 이상의 과정으로 범위를 확대해 사업의 확장을 시도할 계획이다.

대구한의대는 한의학의 산업화를 수용한 세계화 또한 힘을 싣고 있다. 대학은 2021년 4월부터 7년간 교육부로부터 25억원을 지원받는 국제협력선도대학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됐으며, 베트남 호찌민기술대 화장품공학전공 신설을 통한 전문인력양성 및 지역사회 취약계층 여성 직업역량 강화를 주요 골자로 하는 사업에서 한의학을 활용한 한방화장품을 산업화해 산학연관·국제협력네트워크를 활용한 교육, 공동연구, 산업현장교육을 지원할 계획이다.

◆전 세계에 친(親) 한의학파 양성

대구한의대는 한의사 면허시험 자격이 제공되는 과정은 아닐지라도 한의학의 학문적 가치에 관심이 많은 국가와 협력해 '2(국외대학 기초이론교육)+2(대구한의대 경혈·본초·방제)+2(국외대학 임상연구 및 실습)' 한의학 공동학위과정 개설을 추진 중에 있다. 국외 협력 대학 전통의학과 재학생이 4년간 본국의 전통의학 교육을 받고, 한국에서 2년간 한의학 관련 전통의학 교육을 수료한 후, 2개 대학의 전통의학 학위를 부여받는 공동학위 과정 운영을 통해 세계 곳곳에 친 한의학파를 양성할 계획이다.

변창훈 총장은 "한의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단계적으로 준비해 온 대구한의대 한의학 세계화 프로젝트가 엔데믹과 더불어 다양한 시도를 통해 확대되고 있다. 우리 대학은 한의학을 기반으로 인류 복지 향상에 기여하는 건학이념을 몸소 실천하는 사명감으로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 더욱더 증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전통의학의 흐름을 양분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중국이다. 중국 중의학의 세계화 정책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중국의 중의약 수출이 2010년 2조1천억원에서 2017년 5조원으로 2배 이상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 전통의학 시장의 변화 속에서 대구한의대는 외국인 환자 유치활동, 한방 해외 의료봉사, 한의학 국제화 교육 및 임상연수를 활용하여 한의학의 세계화를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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