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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각) 구조대원이 튀르키예 하타이주에서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힌 소년을 구출하면서 병뚜껑으로 물을 먹이고 있다. 연합뉴스 |
규모 7.8과 7.5의 연쇄 강진이 덮친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에서 8일(현지시각) 현재 사망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진 발생 사흘째인 이날 튀르키예에서 사망자가 8천574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시리아에서는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이 밝힌 것을 합친 사망자 수치가 2천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AFP 통신은 이를 토대로 양국을 합친 사망자는 1만1천200명을 넘겼다고 보도했다.
사망자가 천명 단위로 늘어나는 등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전망도 점차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펴낸 새 보고서에서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명을 넘길 가능성을 14%로 추정했다. 사망자가 1만~10만명일 가능성은 30%, 1천~1만명은 35%로 내다봤다. USGS는 직전 보고서에서는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명이 넘길 가능성을 0%로 예측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날 최악의 경우 사망자가 2만명이 넘을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가장 큰 피해 지역 중 하나인 튀르키예 하타이주에선 사망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자 시신을 보관할 장소마저 부족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로이터는 하타이주의 한 병원 건물 바깥에 수십 구의 시신이 땅에 줄지어 누워 있었다고 참혹한 상황을 전했다. 대부분의 시신은 시체 운반용 자루에 담겨 있었지만, 일부는 담요나 시트만 덮인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시민은 다시 올지 모르는 지진이 두려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거리로 내몰린 시민은 자가용 차량에서 밤을 보내고, 노숙하며 추운 겨울밤을 지새우고 있다.
지진 발생 이래 두 번째 밤에 들어서면서 구조대는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생존자를 찾기 위한 수색·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지진으로 도로가 파괴된 데다가 폭설이 오는 등 악천후도 겹쳐 구조와 구호 작업이 늦어지고 있으며 추위로 생존자들의 '골든타임'이 단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전날 튀르키예 81개 주(州) 가운데 지진 피해를 본 10개 주를 재난 지역으로 설정하고 3개월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나 피해 지역 주민 사이에서는 당국의 구조 작업이 느리고 인력과 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불만과 원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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