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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상 '숨빛-깊은(2010)' |
대구포럼Ⅱ '물, 불 , 봄'전(展)이 오는 5월14일까지 대구미술관 2·3 전시실과 선큰가든에서 열린다.
대구미술관은 '대구포럼' 프로젝트를 통해 동시대 현대미술의 주요 흐름과 이슈에 집중하는 전시를 이어왔다. 올해 주제는 '물, 불, 몸'이다. 세상을 이루는 만물의 근원 중에서도 물과 불, 인간의 몸이 관계하는 동시대 미술을 모색한다.
이번 전시에는 물을 이용해 한국 단색화의 진면목을 선사하는 김택상(1958~), 불을 이용해 광물질 덩어리를 녹여 만든 조각의 물성을 파고 드는 윤희(1950~), 몸의 움직임을 통해 자연의 생명력과 우주의 근원적 힘을 전달하는 황호섭(1955~)이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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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 '구형의 (2022)' |
프랑스와 국내를 무대로 활동 중인 윤희는 1980년대 초, 금속재료를 수집하며 다양한 물성을 연구했다. 2000년대부터는 하나의 주형(鑄形, 거푸집)을 사용해 좀 더 다양한 주물을 만들어낸다. 그는 액체 상태의 금속을 굴리고 던지는 과정에서 새로운 조각을 만든다. 거친 질감을 지닌 표현적 조각작품이다.
윤희는 "공간의 건축적 요소에 회화성을 부각 시키고 물질의 존재 방식이나 에너지가 그대로 드러날 수 있도록 했다. 섬세하지만 거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택상은 자연 속에서 색채의 감각과 감동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물빛을 표현하기 위해 사각형의 아크릴 틀에 아크릴 물감을 희석한 물감을 부어 캔버스가 잠기게 한 후 물에 잠기는 표면의 면적과 침전되는 시간을 조절하는 과정과 건조하는 작업 과정을 통해 화면을 구성한다. 물을 이용한 색채의 미묘한 번짐과 겹침의 효과를 통해 후기 단색화의 새 흐름을 만날 수 있다. 김택상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내 작업의 원동력이다. 중요한 것은 농부가 작물을 키우듯 자연과 내가 만나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보살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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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과 입체를 오가는 자신의 작업방식에 대해 황호섭은 "어떤 철학이 있다기 보다 작품을 네모에 가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입체로도 만들게 됐다. 나는 매일 그림을 그리는 노동자"라고 말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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