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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주 '화조도' |
민화작가 아정(娥正) 박재주의 생애 첫 개인전 '아름답고 정감 있는 우리 그림전'이 오는 12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에서 열린다.
박재주는 고희(古稀)를 훌쩍 넘긴 70대 중반에 민화 제작기법과 연구를 시작해 10여 년 간 민화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창작활동을 이어왔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틀이 잡힌 옛 그림에 빠져 오로지 자신의 길만 묵묵히 걸어왔다.
그림을 배우던 초기에는 초본(初本)을 기반으로 기초적 기법을 연구했으며, 이후 자신의 느낌을 그림에 투영하기 시작했다. 전시 작품들을 통해 '마음이 한결같으면 무엇이든지 이뤄진다'는 '일념통천(一念通天)'의 심성을 엿볼 수 있다. 그림을 마주하면 오랜 세월을 걸어온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다.
민화에는 다양한 이야기와 교훈, 삶의 지혜와 염원 등은 물론 우리 역사문화가 오롯이 담겨있다.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화제(畵題)나 화목(畵目)이 있어 스스로 좋아하는 쪽으로 몰입할 수도 있지만, 박재주는 각 화제와 화목의 그림을 그림으로써 민화의 전체 영역에 대해 이해하려 했다.
작품에 따라 다양한 채색을 구사한 점도 눈에 띈다. 벽사의 기운이 가득한 '해태'를 그릴 땐 화려하고 진한 채색으로 주제를 드러냈다. 고고한 선비의 자태를 닮은 '책거리'에는 은은하면서도 차분한 단색계열로 화면을 가득 채워 각각의 작품에서 느끼는 감흥을 다르게 표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송학도(松鶴圖)' '화조도(花鳥圖)' '초충도(草蟲圖)' '문자도(文字圖)'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 '복자 모란도(福字 牧丹圖)' '화병도(花甁圖)' 등 3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특히 원래 병풍으로 구성된 책거리 그림을 작가가 재해석해 그린 중후한 멋의 '책거리 10폭'과 '백수백복도(百壽百福圖)'가 주목할 만하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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