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련·최영·김건예 작가 참여하는 '봄 Spring' 전시 19일까지 대구 아트스페이스펄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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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9  |  수정 2023-03-09 07:57  |  발행일 2023-03-09 제16면
봄 주제로 한 세 작가의 작품세계 선사

김미련, 형상이 깎여나간 결과물로 비현실적 괴리감 일깨워

최영, 죽은 듯 살아난 봄의 색을 부유하는 점·선·면으로 표현

김건예, 검은 나무숲·푸른 나무로 생명·소멸의 의미 담아내
김미련·최영·김건예 작가 참여하는 봄 Spring 전시 19일까지 대구 아트스페이스펄
김미련 '선거의 피부(2022)'
김미련·최영·김건예 작가 참여하는 봄 Spring 전시 19일까지 대구 아트스페이스펄
최영 'Color of Spring(봄의 색·2023)'
김미련·최영·김건예 작가 참여하는 봄 Spring 전시 19일까지 대구 아트스페이스펄
김건예 'Landscape(풍경·2023)'

김미련, 최영, 김건예 작가가 참여하는 '봄 Spring' 전시가 오는 19일까지 대구 아트스페이스펄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전시명 답게 '봄'이다. 참여 작가들이 자각한 저마다의 봄을 엿볼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세 작가는 작품활동을 통해 코로나 팬데믹의 그림자 속에서 켜켜이 쌓인 모호한 현실을 깎고 지운 후 다시 그려냈다. 창작 과정에서 투영된 작가의 심리적 불안은 밝은 미래에 대한 회의와 희망이 겹쳐진 물성과 감성으로 나타난다.

김미련 작 '선거의 피부'는 선거 홍보를 위해 뿌려진 포스터 수 십장의 두툼한 무게감이 갈려나가며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착시와 착각의 방식이 주는 비현실적 괴리감을 일깨운다는 의미를 담았다. 작가의 작업에서 드러나는 것은 눈에 익숙하지도 않고 선명하지도 않다. 그러나 그 형상들이 깎여나간 결과물은 창작의 빛 속에서 건져 올린 잔상들이다.

최영 작 'Color of Spring(봄의 색)'에서 그려진 색색의 점과 선과 면은 서로를 방해하지 않고 부유하듯 공간적 깊이 속에서 거리감을 유지한다. '봄의 색'은 배경과 형상의 관계를 통해 죽은 듯 살아나 공기와 바람과 햇살로 피어난다. 종이에 프린트된 모노톤의 저용량 이미지를 잉크가 스며든 부분만 남기고 마치 피부의 각질을 벗기듯 지면의 겹을 벗겨냈다. 이 작업은 종이(혹은 한지)프린트 이미지가 겨울과 봄 사이의 시각적 효과를 통해 심미적 공간을 시·촉각적으로 지각한 회화로 핀 봄의 전령이다.

김건예 작 '풍경'은 검은 나무숲이 산 능선이 되어 화면을 근경과 원경으로 나누며 공간의 깊이를 더한다. 가까이 그리고 멀리 보이는 산 능선은 마치 산불에 타버린 풍경처럼 검은 나무숲으로 이어져 있고, 그 사이사이 푸른빛이 감도는 나무는 아스라이 희망을 품는다. 자연의 섭리인 생명의 순환인 탄생과 소멸의 시·공간적 의미도 담았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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