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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기 전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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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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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박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의 27일(현지시각) 미국 상·하원의회 합동 연설은 2분여마다 기립박수가 나올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 속에 진행됐다.
◆ 56번의 박수, 연설 도중 환호도
윤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으로 방문한 만큼 이날 윤 대통령이 미국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 들어서자마자 4분간 기립해 박수를 보내며 예우를 표했다. 입장 통로에 위치한 의원들과 한명씩 악수를 나누며 입장 한 뒤에도 박수가 이어졌고 윤 대통령은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연단에 올라서도 기립 박수는 이어졌다.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도 연단 뒤에 서서 윤 대통령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이후 매카시 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자, 기립박수가 중단됐고 연설이 시작됐다.
이날 43분간 진행된 윤 대통령 연설에 대한 미 상하원 의원들의 반응은 23번의 기립 박수를 포함해 총 56번의 박수가 나올 정도로 폭발적이었다. 일부 의원들은 기립박수 도중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BTS가 저보다 백악관을 먼저 왔지만, 의회는 제가 먼저 왔다"고 말하자 장내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사전 배포된 연설문에는 없었던 대목으로 일종의 '애드리브'였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제 이름은 모르셨어도 BTS와 블랙핑크는 알고 계셨을 것"이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K콘텐츠에 대해서도 미국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한국 영화 '미나리'와 '기생충'을 언급하며 "문화 콘텐츠는 양국 국민이 국적과 언어의 차이를 넘어 더욱 깊은 이해와 우정을 쌓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고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탑건·어벤저스와 같은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가 한국에서 사랑을 받았다"며 "저 또한 탑건 매버릭과 미션 임파서블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미션 임파서블 언급도 당초 원고에는 없었던 내용이다.
◆대기업 비롯해 노태우, 박정희도 언급
국내 대기업들과 한류 스타들도 연설에 등장했다. 먼저 윤 대통령은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2020년 기준 약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2024년 하반기부터 가동될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현대차 공장도 연간 30만대의 전기차와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미시간주 베이시티 SK실트론 CSS는 한국 기업이 미국 회사를 인수해 성장시키는 또 다른 모범 협력 사례"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지아주의 현대차 공장을 언급하는 대목에선, 웃으며 조지아 지역구 의원석을 손으로 가리켰다. 장내에는 웃음이 터졌고, 조지아 지역구 의원 2명이 기립해 박수로 화답했다. 한국계 의원들도 언급했는데 앤디 김(민주·뉴저지), 영 김(한국명 김영옥·공화·캘리포니아), 메릴린 스트릭랜드(한국명 순자·민주·워싱턴), 미셸 박 스틸(한국명 박은주·공화·캘리포니아) 등을 거명하면서 "두 분씩 민주당·공화당 의원님"이라고 말했다.
연설 말미에는 34년 전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이 의회 연설을 거론해 화제를 모았다. 윤 대통령은 '미국에게 태평양은 더욱 중요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은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더욱 기여하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언젠가 한국의 대통령이 다시 이 자리에 서서 오늘 내가 한 이야기가 내일의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할 날이 올 것입니다'라는 노 전 대통령의 1989년 연설을 다시 언급했다. 그러면서 "노태우 대통령의 꿈은 이미 현실이 됐다"며 "우리는 지금 인도-태평양 시대에 살고 있다. 대한민국은 포용, 신뢰, 호혜의 원칙에 따라 '자유롭게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한국의 경제성장을 소개하는 대목에서는 "1960년대 초반 박정희 대통령은 현명하게도 케네디 행정부가 권고한 월트 로스토우 교수의 모델을 받아들여 신흥 산업 국가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연설이 끝난 뒤에도 윤 대통령은 의원들과 악수하며 한동안 회의장에 머물렀다. 연설문에 사인을 해주거나 의원들과 함께 '셀카'를 찍으며 친교의 시간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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