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식의 시중세론] 공항 경제권 준비해야

  • 윤대식 영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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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2  |  수정 2023-05-12 07:04  |  발행일 2023-05-12 제22면
공항 경제권은 세계적 추세

KTX역처럼 교통허브 될 것

대구경북도 신공항 중심

구체적 공간개발 전략 준비

새로운 도약 발판 마련해야

[윤대식의 시중세론] 공항 경제권 준비해야
윤대식 (영남대 명예교수)

최근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신공항 건설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공항 건설은 공항 건설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신공항을 매개로 지역발전을 이루는 것이 더 중요하다.

농경시대에는 농사에 가장 중요한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면서 취락과 소규모 경제권이 형성되었다. 그 후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물자(농산물과 공산품)의 수송이 편리한 항만과 운하를 끼고 있는 도시들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19세기 초중반 이후 선진국을 중심으로 철도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철도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제권이 만들어졌다.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내륙도시의 경우 철도가 사람과 물자의 수송을 주로 담당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까지 항만과 철도 인프라가 크고 작은 경제권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제 공항을 주목해야 한다. 두바이 공항과 네덜란드 스히폴 공항을 보면 이들 공항이 어떻게 항공 허브를 넘어 경제 중심지(허브)로 발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물론 이들 두 공항은 지리적인 요충지에 자리 잡고 있어 세계적인 경제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그러한 기회는 세계적인 허브공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공항에도 찾아올 것이다. 그 이유는 뚜렷하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가까운 아시아 국가들의 가파른 경제성장에 기인하는 인바운드(in-bound) 항공여객수요의 증가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여러 가지 이유로 아시아 국가들에서 저비용항공사의 항공시장 점유율이 증가할 것임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공항들의 항공여객수요는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K-팝 공연을 보기 위한 중국과 일본인의 단기(1~2일) 여행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인바운드 해외여행객을 위한 산업 재편과 공간개발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리조트, 테마파크, 명품 쇼핑, 국제업무, MICE(전시 컨벤션), 공연 산업을 위한 공간개발 전략이 필요하다.

공항의 새로운 기회는 항공 물류의 증가를 통해서도 나타날 것이다. 전통적인 기업물류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전자상거래의 활성화에 따른 해외직구 택배와 물류의 증가세가 뚜렷하다.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성장과 시장 확대는 공항 주변의 물류산업 인프라와 생태계만 잘 구축되어 있으면 새로운 공항 경제권을 만드는 데 또 다른 기회 요인이 될 것이다. 항공 물류는 인바운드 뿐만 아니라 아웃바운드(out-bound) 물류에도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첨단산업(예: IT, BT) 제품의 수출입 물류뿐만 아니라 신선 농축산물의 해외 판로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예컨대 중국 부유층들을 겨냥한 밀키트(meal kit) 공급도 가능하다. 따라서 물류산업과 첨단산업은 물론이고, 농축산물 포장·가공 산업을 위한 공간개발 전략도 필요하다.

최근 들어 항공수요(여객과 화물)의 증가로 공항을 중심으로 경제권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향후 우리나라 대부분의 거점 공항은 현재의 KTX 역처럼 많은 유동 인구를 집분산(集分散)시키는 교통 허브의 하나가 될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대구경북도 신공항을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어떻게 만들지 그리고 공간적 분업체계와 교통 네트워크는 어떻게 구축할지 구체적인 공간개발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이제 대구경북도 공항 경제권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영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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