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대학 통합 논의 '활발'…불협화음 전망도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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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0  |  수정 2023-05-10 07:19  |  발행일 2023-05-10 제2면
영남대, 영남이공대 통합 필요성 공감

경북대, 대구교대 '의향 없음' 지지부진

경일대, 대가대, 대구대 공동대응 '주목'

 

대구경북지역 대학 통합 논의 활발…불협화음 전망도

교육부가 지난달 18일 '글로컬 대학30 추진방안'을 발표하면서 대구경북지역 대학들도 통합 논의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 구성원들 간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가 선행되지 못한 상황에서 대학 측이 통합 카드를 불쑥 꺼내 들어 적잖은 불협화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영남대는 이달 말 제출 예정된 글로컬 대학 사업계획서 신청서에 '영남이공대와 통합안'을 포함시키기로 하고 세부 내용을 논의 중에 있다. 영남이공대도 영남대의 통합안 제출에 대해 수용하는 입장이다. 양 대학은 통합 관련해 현재까지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대학 혁신을 위해 통합은 필요하다는 중론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영남대와 영남이공대의 통합은 양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정하는 과정을 충분히 거쳐 글로컬 대학 선정까지 반드시 골인시키겠다는 태세다. 영남대가 통합에 칼을 뺀 만큼 최외출 총장의 카리스마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양 대학이 통합하면 영남대는 대명동 캠퍼스의 활용범위가 넓어지면서 다양한 수익사업을 통해 재정 확충을 꾀할 수 있다. 영남이공대 입장에서도 학령인구 감소가 전문대에 큰 타격이 될 수 있어 영남대와의 통합이 돌파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독립적으로 운영 중인 두 대학이 통합되면 난관도 예상된다. 구성원 다수가 통합에 긍정적이더라도 구체적 논의에서 고려할 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현재 학과 구성 등을 볼 때 즉시 통합해도 문제 없는 학과가 있지만 4년제로 운영하기엔 무리한 학과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두 대학이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방책 마련에 더 고심해야 하는 이유다.

국립대학인 경북대와 대구교대의 통합은 교육부의 급선무로 알려졌지만 현재 지지부진한 상태다. 경북대 홍원화 총장이 최근 대구교대 박판우 총장을 만나 통합 논의를 시도했지만, '의향 없음'으로 결론 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대 관계자는 "통합하면 대구교대가 경북대 사범대 내 초등교육을 담당하는 형태가 되니 이를 받아들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대가 경쟁력이 있는데 왜 통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의견이 모아 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대구교대는 교육대 특성상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이 학교 향방에 중요한 역할을 점하는 데다, 얼마 전 일단락된 교육전문대학원 도입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통합 논의에 미온적이다. 부산대와 부산교대가 최근 통합 논의를 시도한 사례 역시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는 게 대학들의 중론이다.

경북지역 국립대인 안동대, 금오공대와 공립 전문대학인 경북도립대의 통합 논의도 귀추가 주목된다. 금오공대가 "어렵다"는 부정적 입장을 낸 상황에서 최근까지 각 대학 기획처장급 실무진 회의가 진행됐다. 특이점은 경북권 대학들의 통합은 글로컬 대학 사업이 계기가 되긴 했지만, 경북도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점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금오공대의 공대, 안동대의 인문사회·농업, 경북도립대의 경북도민 교육으로 대학을 특성화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통합안을 제안하고 있다. 각 대학 구성원들 간 논의가 충분히 선행돼야 하겠지만 통합 가능성에 방점을 두고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했다.

학교법인이 다른 사립대학인 경일대·대구가톨릭대·대구대가 공동으로 대응하는데 뜻을 모은 것도 주목된다. '글로컬 대학30'과 'RISE 사업' 등 정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에서 혁신을 강조한 만큼, 학교 법인은 다르지만 연합 협의체를 구성하고 대학 혁신 방안을 제시해 교육부의 글로컬 대학 공모에 도전하겠다는 복안이다.

정현태 경일대 총장은 "각 대학들이 가진 장점만 추려내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모집 정원 1천500명 감축하는 등 파격적인 제안으로 교육부를 설득할 것"이라고 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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