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포항 북구 흥해읍 용천리에서 바나나 농장을 운영하는 농업인이 수확한 바나나를 상자에 담고 있다. 〈영남일보 DB〉 |
지구 온난화 여파로 경북의 '과일지도'가 변하고 있다. 포항에서 바나나를 수확하고, 경주에서 멜론 등 아열대 과일을 재배하는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반면 향후 50년 뒤엔 청송사과나 청도복숭아가 자취를 감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6대 과일 재배지 변동' 자료에 따르면 대구경북 대표 과일로 인식되고 있는 사과·복숭아 등은 2090년쯤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가 가능하다. 2050년까지 사과 재배지는 계속 감소하고, 배·복숭아·포도는 2050년까지 소폭 늘어난 뒤 점차 자취를 감출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제주도가 주산지인 감귤은 총 재배지가 계속 증가하고 재배 한계선도 강원 해안까지 올라간다고 분석했다. 실제 경주·포항 등 동해안을 중심으로 아열대 작물 재배가 활성화하고 있다. 경주산 한라봉으로 알려진 '경주봉'을 비롯해 레드향 등 감귤류와 멜론 재배면적이 넓어지고 있다. 2010년대 경주 남부지역에 보급된 감귤나무는 지난해 재배면적이 9.5㏊로 증가했다. 특히 일조량이 풍부하고 토양이 우수한 이곳에서 자란 경주봉은 빛깔이 좋고 당도·산도 조화가 최상급이란 평을 얻고 있다. 경주지역의 멜론 재배농가 역시 같은 기간 77곳으로 늘었다. 포항 흥해읍 일대에서도 한라봉·천혜향·바나나·애플망고 등 아열대 작물이 2.65㏊ 규모로 재배되고 있다.
한편 현재 국토의 6.3%를 차지하는 아열대 기후대는 2030년대 18.2%, 2050년대 55.9%로 확대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기후변화에 따른 작물의 생산성과 품질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후적응형 품종을 육성하고 권역에 알맞은 작목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