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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부터 아래방향으로 대구민주시민교육센터에서 모의 법정, 모의 유엔, 모의 선거를 체험하고 있는 학생들. 〈대구시교육청 제공〉 |
모의국회·모의유엔 등 프로그램 다양
참여학생 작년比 1천여명 증가 '호응'
각자 역할에 맞게 대본 쓰고 투표도
능동적 문제해결 능력 키우는 시간
◆대구민주시민교육센터, 전국 최초로 민주시민교육 실시
2018년 2·28민주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되면서 학생들이 민주시민교육에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교육 체험 공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따라 대구시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학생 교육과정과 연계한 민주시민교육을 실시하는 센터를 건립했다.
대구민주시민교육센터(이하 센터)는 대구 동구 신암동 대구2·28기념학생도서관 부지 내 2층 규모로 지어졌다. 크게 프로그램 운영공간, 디지털 콘텐츠 체험 공간, 야외 역사 테마길 등 3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모든 공간은 민주적 소통, 협업이 일어날 수 있도록 개방적으로 구성돼 있다.
이밖에 소규모 협력 수업을 할 수 있는 나눔실, 주제별 자료 전시를 위한 민주 쉼터, 민주시민 관련 도서가 마련된 북카페, 휴식과 예술 공연이 가능한 옥상 데크 시민 쉼터가 마련돼 있다. 특히 민주쉼터를 '국가상징물 바로 알기'를 주제로 한 전시공간으로 조성해 학생들에게 나라 사랑 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올해 진행 중인 프로그램은 △모의 법정 △모의 국회 △모의 유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연극 △공공의제 해결 △소셜 리빙랩 △비폭력대화체험교실 △역사드라마 등이 있다.
프로그램 대상은 대구 내 초등 5~6학년, 중학교 전 학년, 중·고등학교 동아리로, 각급 학교 교원이 학년 단위로 신청하면 된다. 지난해 대구 6천202명의 학생들이 참여했고, 올해는 7천341명의 학생들의 참여가 예정돼 있다.
장미숙 센터 수습전문직은 "사회적 문제 해결, 보편적 가치 추구, 사회 참여 과정에 대해 토의·토론 활동 등을 통해 민주시민의 가치와 태도, 역량을 높이고자 한다"면서 "모든 활동은 학생의 주도적인 참여와 실천으로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모의 법정에서 법복 입고 재판 진행하는 초등생들
지난달 24일 '모의 국회' 프로그램에선 대청초등 5학년 학생들이 실제 국회 회의장을 본떠 만든 2층 세담홀에서 토의와 토론을 거쳐 법률안을 만들었다. '청소년에 대한 담배판매의 법적 금지'란 법안을 놓고 찬성과 반대 토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참여 학생 19명은 국회에서 법안을 만드는 국회의원으로 진지하게 임했다. 최종 전자 투표를 통해 법안을 가결하고 선포하는 과정까지 학생들이 주도해 참여했다.
모의 국회 참여 후 한 학생은 "내가 마치 국회의원이 된 것 같아 기분 좋았다"고 말했고, 다른 학생은 "내 생각을 말로 다 표현하니까 속이 시원하다. 경쾌하다"고 뿌듯해했다.
'모의 법정' 프로그램에선 실제 법정과 똑같이 꾸며진 모의 법정실에서 검사, 판사, 증인, 피고인, 변호인, 배심원 등 역할을 맡아 동호회 회장을 비방하는 글을 쓴 회원에 대한 명예훼손죄 유무를 놓고 재판을 진행했다. 학생들이 센터에서 준 판사복, 검사복을 실제로 입고 자신의 주장과 근거를 일어나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약했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분쟁들을 해결하기 위해 재판 대본을 쓰고, 직접 옳고 그름을 따지는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동료, 이웃 간 발생하는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앞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율금초등 연서연 학생(5학년)은 "모의 법정 체험 프로그램에서 실제로 재판과정에 참여하고, 민주화폐로 기부도 해서 뿌듯했다. 체험 내용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모의 선거'는 만 18세 이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거 원칙, 방법 등에 대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선거를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여러 후보의 공약을 자신들의 삶과 연계해 분석하고, 열띤 토론을 벌이며 민주시민증을 활용해 기표소에 들어가 실제 투표와 같은 과정을 밟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다.
이미정 대구시교육청 미래교육과 장학관은 "민주 시민 역량은 공공 문제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해결하는 경험을 하면서 기를 수 있다"면서 "학생들이 민주주의를 교과서만이 아닌 삶 속에서 만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참여와 체험 중심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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