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픈 '청년목돈마련기' 청년희망적금 이탈자 급증 …4명중 1명꼴

  • 최수경
  • |
  • 입력 2023-06-22  |  수정 2023-06-22 07:36  |  발행일 2023-06-22 제11면
14개월만에 중도 해지자 68만명

고물가, 지출변수 많은 탓에 저축형편 안돼
서글픈 청년목돈마련기 청년희망적금 이탈자 급증 …4명중 1명꼴
게티이미지뱅크
연 최고 10%대 금리 효과를 내는 정책 상품 '청년희망적금'의 중도 해지자가 폭증하고 있다. 이탈자는 70만명에 이른다. 상품 출시 초기에는 목돈마련의 기회로 여겨져 큰 인기를 끌었지만 고물가, 고금리 여파 등으로 저축할 형편이 되지 않자 이탈자가 급증하는 모양새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비슷한 취지로 출시한 청년도약계좌사업에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제출한 '청년희망적금 운영 현황'자료를 보면, 지난해 2월 출시 당시 최초 가입자는 289만5천546명이었다. 하지만 지난 5월 말 기준 중도 해지자 수는 68만4천878명으로 파악됐다. 중도 해지율이 무려 23.7%다. 가입자 4명중 1명꼴로 눈물을 머금고 적금을 깬 것.
초창기 인기도가 무색할 정도다.

청년희망적금은 만 19~34세 청년(총 급여 3천 600만원이하)의 자산형성을 돕고자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출시한 정책금융상품이다. 만기(2년)동안 매달 50만원 한도로 납입하면 정부 지원금(저축 장려금)까지 합쳐 연 10% 안팎의 금리 혜택을 볼 수 있다. 상품 출시 초기엔 은행 앱이 마비가 될 정도록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고물가·고금리 탓에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지고, 20·30 세대의 급전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도 해지자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지원금(최대 36만원)이 만기때 한꺼번에 지급되도록 설계된 탓에 매달 쌓이는 이자 효과를 체감하기 힘들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납입 금액대별 해지현황을 보면 '10만원 미만' 납입자의 중도 해지율(49.2%)이 가장 높았다.
이어 '10만원 이상~20만원 미만' 48.1%, '20만원 이상~30만원 미만' 43.9%, '30만원 이상~40만원 미만' 40.3% 순이다.
납입 한도(50만원)을 꽉 채워 납입한 청년들의 중도 해지율은 14.8%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령대가 높을 수록 중도해지율은 낮았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가입 상한 연령인 만 34세의 중도해지율은 21.2%이다. 반면 가입 하한 연령인 만 19세의 해지율은 27.9%에 달했다.

금융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단 청년희망적금과 유사한 취지로 최근 출시한 '청년도약계좌'의 중도 해지방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청년희망적금과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어서다. 청년도약계좌는 5년(만기)간 매달 70만원 한도로 적금하면 지원금(월 최대 2만4천원) 등을 더해 5천만원가량의 목돈을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금융당국은 청년도약계좌의 만기(5년)으로 청년희망적금보다 길지만 적금 유지율 목표는 70%대 중반으로 잡고 있다. 아울러 가입자가 급전 수요때문에 중도 해지하지 않도록 청년도약계좌와 연계한 적금담보부대출 운영, 햇살론 유스 대출 시 우대금리 지원방안 등을 내놓은 바 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