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미탄사 규모·사찰 구역 확인…삼국유사 기록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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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29 17:16  |  수정 2023-06-29 17:23  |  발행일 2023-06-29
문화재청, 발굴조사 결과 사찰 등 건물 배치 확인

'삼국유사'에 황룡사 남쪽에 있는 미탄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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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인 '경주 미탄사지 삼층석탑' 전경. 경주시 제공

경북 경주시 구황동 미탄사(味呑寺)의 규모와 건물 배치 방식 등이 발굴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문화재청은 지난 2018년부터 보물 '경주 미탄사지 삼층석탑' 주변을 발굴 조사한 결과, 사찰이 차지하는 구역과 건물 배치를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미탄사는 고려 후기까지 유지된 것으로 추정되는 절이다. 고려 시대 승려인 일연(1206∼1289)이 1281년 편찬한 '삼국유사'에는 '지금 황룡사 남쪽에 있는 미탄사'라는 기록이 있다.

2013년부터 2년간 발굴 조사에서 '미탄(味呑)'이라는 글자가 있는 기와가 나와 실체가 확인됐다. 조사 결과, 미탄사는 8세기 후반부터 13세기까지 운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에는 미탄사지 삼층석탑이 보물로 지정되면서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2018년부터는 신라 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하나로 문화재청과 경북도의 지원을 받아 5차례에 걸쳐 정밀 발굴조사가 진행 중이다.

절의 규모는 세로 약 160m, 가로 약 75m, 면적으로 따지면 1만2천㎡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발굴 조사를 맡은 불교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미탄사는 경주 월성과 황룡사지 사이에 있었으며, 방리제 기준으로 보면 한 방의 절반 정도 규모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미탄사 안에는 삼층석탑을 비롯해 여러 동의 건물과 연못이 있었으리라 추정된다. 사찰은 삼층석탑과 금당으로 구성된 예불 공간, 승려들이 거주하는 승방과 부속 건물 등으로 이뤄진 생활 공간, 정원 안에 있는 연못 등으로 나뉘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불교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미탄사가 있었던 위치로 보면 당시 귀족이나 상류층 등이 있었던 지역"이라며 “귀족층이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기 위해 건립한 원찰(願刹)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기존에는 나말여초(신라 말기∼고려 초기) 시기의 석탑으로 여겨졌으나, 아랫부분을 조사한 결과 8세기 후반에 건립됐음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30일 오후 2시 발굴 조사 현장에서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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