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정수장 '막여과 처리' 고도정수의 꽃...상하수도 스마트관리

  • 윤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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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24 17:46  |  수정 2023-07-25 07:35  |  발행일 2023-07-25 제10면
경산정수장
2002년 준공된 경산정수장 전경. 현재 시설용량 확장공사 중이다. <경산시 제공>
막여과
경산정수장 고도정수동에 설치된 막여과 모듈. <경산시 제공>

경북 경산시가 물관리 체계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지난 1일자로 맑은물사업단을 출범하고,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정수장도 추진한다. 물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최첨단 기술로 시민에게 보다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물관리의 새물결
시는 그동안 상하수도과,수도사업소를 위주로 물관련 업무를 처리했고 건설과에서는 하천관련 업무를 맡았다. 새로 생긴 맑은물사업단은 상수도, 하수도, 정수과 등 3개과 아래 14개 팀을 운영한다. 상수도와 하수도를 분리하고 인력도 기존 상하수도과보다 늘려 전문적이고 집중적인 물관리체계를 구축했다. 정수과는 수도사업소의 업무를 그대로 수행한다. 맑은물사업단의 올 예산은 일반·공기업특별회계를 합치면 1천740억원으로 매머드급이다.


경북지역 22개 시군 중에서 현재 상하수도분야의 국단위 사업소를 운영하는 곳은 경산·포항·구미·경주 뿐이다. 경산시의 물관리는 행정안전부의 경영평가에서 최근 3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될 만큼 인정받고 있다.


올 10월에는 경산정수장이 증설된다. 고도정수처리 규모가 하루 5만t에서 10만t으로 늘어나 더욱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확대할 수 있다. 환경부가 실시하고 국비 70%가 지원되는 스마트 하수도관리체계 구축사업 지자체로도 선정돼 내년 8월 완성된다.


◆수돗물 고도정수처리의 꽃 '막여과'
장맛비가 내린 지난 4일 찾은 경산정수장. 계양동 언덕에 자리 잡은 정수장의 응집침전지에는 빗소리를 뚫고 정수처리를 하는 물소리가 세차게 들려왔다. 거대한 태양광 발전시설로 지붕이 만들어진 응집침전지 인근에는 고도정수장이 있다. 총사업비 422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5천484㎡에 지하1층·지상2층 규모로 지었다.

 

수돗물로 사용하기 위해 금호강에서 끌어온 물은 정수장의 착수정을 시작으로 혼화지, 응집지, 침전지, 여과지를 거쳐 이곳 고도정수장으로 들어온다. 염소소독을 거친 후 배수지를 통해 가정에 공급된다.


고도정수장에는 길쭉한 흰색의 원통 720개가 설치돼 있다. 막여과 모듈이다. 오존접촉조와 활성탄여과지만 거쳐도 고도정수처리 공정으로 인정받지만, 경산정수장에는 공정이 하나 더 있는 것이다. 수돗물이 오존접촉과 활성탄흡착시설을 통과하기 전에 막여과 장치로 먼저 거른다.


조순구 경산시 맑은물사업단장은 "막여과 처리를 하는 정수장은 전국 25곳 뿐이다. 응집제등 별도의 약품을 투입하지 않고도 미생물과 큰 현탁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막여과 모듈은 7년마다 교체한다. 응집·침전된 1차 처리수를 원수펌프로 가압하여 0.01㎛ (마이크로미터, 1㎛ =1000분의 1㎜) 기공을 가진 정밀여과막으로 통과시켜 여과한다. 물리적인 체거름으로 부유물질, 콜로이드물질, 세균, 조류, 지아디아 및 병원성 미생물과 미세플라스틱을 완벽히 제거할 수 있다.


시는 하루 10만4천953㎥의 수돗물을 공급한다. 이중 자체 생산하는 수돗물은 하루 7만3천188㎥이고, 수자원공사 1만2천841㎥와 대구 고산정수장에서 1만8천924㎥를 공급받는다. 수돗물의 원수는 금호강에서 하루 4만9천380㎥, 운문댐에서 2만4천587㎥을 취수한다. 원활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배수지 11곳과 가압장 52곳을 갖췄다. 상수도 보급률은 99.3%다.


경산시에서 운영하는 생활용수 정수장은 경산·자인정수장 두 곳이다. 지난 1994년도에 준공된 계양정수장은 지난 4일부터 가동중단하고, 중방동 주민들 3만여명에게 경산정수장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
대정동에 위치한 경산공공하수처리시설은 지난 5월 증설됐다. 하루 처리 규모가 4만t에서 6만5천t으로 늘어났다.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증설된 시설은 대임지구 등 대형개발사업이 완료되면 급증할 하수를 원활하게 처리해 수자원인 금호강의 오염을 예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인 생태환경 조성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총 사업비 2천977억원을 투입, 2028년까지 공공하수도를 확충해 주거환경 개선에도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씽크홀(지반침하) 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노후 하수관로의 결함 때문이다. 중방·동부동 등 경산시 동부권의 154km 하수관로를 조사용 CCTV로 확인한 결과, 11.3km는 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맑은물사업단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땅을 파서 노후관을 교체하는 방식을 최대한 줄일 방침이다. 도로 차량 통행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는 시가지의 노후관은 비굴착으로 보수한다. 노후가 심각한 하수관로만 굴착해 교체하는 등 상태와 현장여건에 따라 다양한 공법을 적용한다.


◆상수도와 하수도 스마트관리
지난 2019년 인천 수돗물 사고 후 경산시는 정수장에서 가정의 수도꼭지까지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IC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관망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까지 국비 23억원을 포함해 34억원의 예산을 들여 구축 완료한다.


스마트 관망관리 시스템은 수질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동 드레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수질악화 예상지역에는 정밀여과장치를 설치해 관세척을 한다. 물공급 전 과정을 감시하고 예측할 수 있어 사고예방도 가능하다.


지난 2021년 환경부에서 실시하는 스마트하수도 자산관리체계 구축 사업에 최종 선정된 경산시는 내년 8월 중 구축 완료한다. 스마트하수도 자산관리체계는 효율적인 하수도시설 관리를 위해 투자 재원의 합리적인 배분과 투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하수처리장 등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잔존수명 예측, 개량 수요분석 등 하수도 분야의 스마트 기술 도입으로 유지관리 비용 절감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사진=윤제호기자 yoon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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