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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2시쯤 대구 서구 이현공원 물놀이장에서 아이들이 버킷에서 쏟아지는 물을 맞고 있다. 이동현 기자 |
최고기온 36℃를 넘나 드는 '가마솥 더위'가 이어지는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에서 시민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무더위 탈출에 나서고 있다.
1일 오후 2시 대구 서구 이현공원 물놀이장은 가족 단위 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아이들은 빠르게 내려오는 미끄럼틀을 타러 줄을 서기도 하고, 양동이 아래에 앉아 쏟아지는 물을 기다리기도 했다. 물놀이장을 중심으로 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이 돗자리를 펴고 둘러앉아 김밥, 치킨 등을 먹으며 피서를 즐겼다.
대구의 기초단체가 운영 중인 물놀이장은 23곳이다. 지자체의 물놀이장에는 집 근처 가까운 곳에서 더위를 식히러 나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북구가 7곳으로 가장 많은 물놀이장을 운영하고 있다. 달서구 5곳, 동·수성구 각각 3곳, 중·서구와 달성군에 각각 1곳이 있다. 남구는 없다.
대구시는 신천 희망교 인근 자전거 교육장과 금호강 하중도 노곡교 인근 다목적 광장에 2곳의 물놀이장을 개장했다. 지난 주말에만 수천여 명의 이용객이 다녀갔다.
대프리카의 불볕더위에 맞서는 대구의 물놀이장은 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할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이상래 대전시의회 의장과 집행부 관계자들이 신천 사계절 물놀이장을 찾아 조성 과정에 대해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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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시내버스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어르신 대중교통 통합 무임교통지원 서비스'가 시행돼 75세 이상 시민은 도시철도는 물론 시내버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영남일보DB |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대중교통으로 피서를 즐기는 방법이 유행하고 있다. 기존엔 도시철도를 이용해 종점에서 종점까지 가는 여행을 즐겼다. 지금은 대구시가 7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버스 요금을 받지 않기로 하면서 '버스 바캉스'도 가능해 졌다. 시원한 냉방 버스 안에서 피서를 즐기는 것이다. 대구에서 가장 긴 버스 노선인 남구와 달성군을 오가는 600번과 북구와 군위군을 오가는 급행 9번이 인기다.
박모(73·대구 북구)씨는 "나이가 있는 분들은 무임승차를 이용해 거리가 먼 버스 노선을 골라 에어컨을 쐬며 더위를 피하기도한다. 매일 나가기는 힘들지만 가끔씩 값싼 대중교통 요금으로 여행을 하면 하루를 시원하게 보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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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대구 낮 최고기온 34℃로 폭염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더위를 피해 대구 북구 고성동 복합스포츠타운 실내빙상장을 찾은 고등학생들이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
서늘한 빙판 위를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스케이트장도 인기몰이다. 대구 북구 고성동 복합스포츠타운 실내빙상장은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에 제격이다. 굳이 스케이트를 타지 않고 안에만 있어도 더위를 피할 수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강모(50·대구 수성구) 씨는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편이라 자주 간다"며 "폭염을 잠시 잊고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곳이 더욱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이동현

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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