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대구 달성에 '제갈공명'의 후손들이 산다

  • 송은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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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9 13:32  |  수정 2023-08-29 14:09  |  발행일 2023-08-30 제24면
논공읍 남2리에 남양 제갈씨 문중 세거지 형성
제갈공명 영정 모신 '무후사' 지금도 남아 있어
매년 음력 3월 10일 무후사에서 제갈공명 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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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후사 내에 봉안되어 있는 제갈공명 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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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씨 논공 문중원들이 제갈공명 향사를 모시고 있다.

소설 '삼국지'의 인기 캐릭터 제갈공명. 그는 지금으로부터 약 1천800년 전 중국 삼국시대, 위·촉·오 3국 패권 쟁탈전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다. 제갈공명이라고도 하고 제갈량이라고도 한다. '제갈'은 성씨, '공명'은 자(字), '량'은 이름이다.


대구 달성군 논공읍 남2리에 제갈공명 후손들이 모여 사는 동네가 있다. 남양 제갈씨 논공 문중 세거지인 이곳에는 제갈공명 영정을 모신 사당 무후사(武侯祠)와 문중 재실 영모재가 있다. 매년 음력 3월 10일이면 대구 인근에 사는 제갈공명 후손들이 모여 제갈공명을 기리는 향사를 올린다.


남양 제갈씨가 논공과 인연을 맺은 것은 400년 전 제갈중경이라는 인물로부터 시작됐다. 그가 처음 터를 잡은 곳은 지금의 무후사에서 북동쪽으로 약 2㎞ 떨어진 소도촌이었다. 소도촌은 한때 70여 호가 모여 살던 큰 마을로 주로 제갈씨와 엄씨가 살았다. 1980년대 논공 일대에 달성공단이 조성되면서 소도촌 주민은 지금의 남2리(사부래이)로 집단 이주를 했다. 이때 무후사와 영모재도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매년 음력 3월 10일 무후사와 영모재에서 모시는 제갈공명 향사에는 제갈씨 외 '제씨'와 '갈씨'도 참석한다. 제갈씨·제씨·갈씨 3성은 본래 제갈씨였는데 고려시대 때 제씨와 갈씨로 나눠졌다. 무후사와 영모재는 대구·경북을 연고로 하는 제갈씨·제씨·갈씨의 성지인 셈이다.


논공에 거주하는 제갈씨는 오래전부터 지켜오는 자신들만의 문화가 있다. 설과 추석 이른 아침이면 아이를 동행한 문중원들이 무후사와 영모재에 모인다. 각 가정에서 모시는 차례에 앞서 선조인 제갈공명에게 먼저 차례를 올리기 위해서다. 이 전통을 통해 제갈씨들은 제갈공명의 후손이라는 자부심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도 명절 아침 무후사 차례에는 60~70명의 문중원이 모인다.


현재 옛 소도촌에는 400년 내력 남양 제갈씨 세거지였다는 흔적이 남아 있다. 소도촌 뒷산인 돌구산 남동쪽 근린공원에 세워진 '소도벌마을유허비'와 오두뱅이 골짜기에 있는 수령 400년 할배 당산 소나무다. 이 나무는 400년 전 소도촌에 처음 정착한 제갈씨가 심었다고 전해진다.
 

글·사진=송은석 시민기자 3169179@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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