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다음달 '대구형 전동킥보드 안전모 보관함' 출시…본격 도입은 '글쎄'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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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5  |  수정 2023-08-23 18:19  |  발행일 2023-08-25 제6면
이르면 다음달 대구형 전동킥보드 안전모 보관함 출시…본격 도입은 글쎄
'대구형 전동킥보드 안전모 보관함'이 부착된 공유킥보드.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지난해 발표한 '공유 전동킥보드 안전모 보관함'이 이르면 다음 달 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할 법적 근거가 없어 공유 킥보드 업계에 널리 도입될지는 미지수다.

 대구시는 지난 2021년 2월 경북대 산학협력단 및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 2곳과 기술 협약을 체결해 '대구형 전동킥보드 안전모 보관함' 제작에 착수했다. 전동킥보드에 안전모 보관함을 부착해 탑승자가 보관함 내 안전모 착용을 인증한 뒤 공유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사고 발생 시 부상 위험을 줄이는 취지다.

 이 안전모 보관함 시제품은 다음 달 시범 도입될 예정이다. 신규원 대구시 교통정책과장은 "시제품은 지난해 만들어졌으나 KC마크 인증 과정이 예상보다 오래 걸려 도입이 늦춰졌다"며 "곧 시제품에 대한 KC마크 인증이 완료될 예정으로, 다음 달 중 시범 도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 이를 본격 도입할지는 의문이다. 우선 대구시가 예산을 들여 보관함 500개를 시범 도입할 예정이지만, 이후 추가 시에는 업체가 대구시에 보관함 1개당 10만원을 내고 구매해야 한다. 대구지역 내 공유 킥보드가 약 8천200대인 점을 감안하면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은 셈이다.

 전동킥보드 탑승 시 안전모 착용은 의무지만, 안전모 비치는 법제화돼있지 않은 점도 문제다. 킥보드에 안전모 보관함을 부착하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가 없는 상황에서 굳이 비용을 들일 업체가 과연 있겠느냐는 것이다.

 안전모의 위생 관리 문제도 도입을 꺼리게 하는 요인이다. 대구시가 개발한 안전모 보관함에는 살균 기능이 있지만 땀과 같은 이물질에 따른 오염 시 세척이 쉽지 않다.

 신 과장은 "안전모 위생관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공유 킥보드가 지난 몇 년간 빠르게 보급됐지만, 안전과 관련 법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공유 킥보드 전체 단속 건수(5천151건) 중 77.6%(3천995건)가 '안전모 등 인명보호장구 미착용'이었다. 현재 국회에는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 장치 안전 관련 법안 3건이 계류 중이다.

김태강 수습기자 tk1163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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