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봉화나들목은 언제쯤?

  •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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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8 07:03  |  수정 2023-08-28 07:04  |  발행일 2023-08-28 제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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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오기자

'육지 속의 섬'. 전형적인 시골 산골마을인 경북 봉화군의 또 다른 이름이다.

전국 지자체 중 여덟째로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고, 80% 이상이 산이다 보니 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아 봉화군내에서도 거리가 떨어진 곳은 기본 1시간은 감수해야 한다. 이마저도 불과 몇 해 전인 2018년 소천면 현동리에서 석포를 지나 강원도 태백시까지 연결하는 31번 국도가 개통되면서 그나마 사정이 나아진 것이다.

봉화군을 지나는 국도도 31·35·36번, 단 3개뿐이다. 국도 사정도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고속도로는 언감생심이다. 경북도내에서도 유일하게 고속도로가 없으니 당연지사 나들목도 없다. 봉화 주민들은 자동차로 다른 시·군을 가기 위해선 영주시를 거쳐 고속도로를 이용해야만 해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남북 9축 고속도로 추진협의회가 발족된 것이다. 남북 9축 고속도로는 강원도 양구에서 홍천·평창·정선·영월을 거쳐 경북 봉화·영양·청송·영천까지 잇는다. 이들 지자체로 구성된 남북 9축 고속도로 추진협의회는 지난달 31일 정선군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고속도로 조기 건설 공동대응 협약서를 체결함으로써 공동 현안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이날 추진협의회는 초대회장에 최승준 정선군수를, 부회장에 박현국 봉화군수를 선출했다. 또 남북 9축 고속도로가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6~2030년)에 반영될 수 있도록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가 이미 교통 수요예측, 경제성 분석 등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고속도로 건설이 확정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명심해야 할 것은 정부가 교통 수요, 건설 비용 등 오직 경제성만을 고려해 고속도로 건설 타당성의 기준으로 삼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국가균형발전이 더 우선돼야 한다는 대원칙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방소멸을 막고, 지역 발전을 염원하는 강원·경북지역 지자체들이 함께 숙원사업인 고속도로 건설에 한마음을 모아 나섰고, 박현국 봉화군수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하루빨리 구체적인 성과가 나와 봉화가 교통 오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길 진정 바란다.

최근 양평 고속도로 추진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면서 양평군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런 논란조차 부러운 것이 많은 봉화군민의 마음일 것이다.

황준오기자〈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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