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2.8% 늘어난 656조9천억원으로 편성했다. 정부는 29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따뜻한 동행을 위한 약자복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미래준비 투자 △경제활력 제고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국가의 본질기능 수행 뒷받침 등을 골자로 한 2024년도 예산안을 보고했다.
◆초거대 AI 집중 투자
정부는 '초거대 AI(인공지능) 생태계' 등 20대 핵심 과제에 과감히 투자해 글로벌 리더 국가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인공지능(AI)·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업 간 융합을 통해 핵심과제들을 발굴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AI 관련 예산을 1조2천28억원으로 책정했다. 민간중심의 AI 기술·서비스 개발에 과감히 지원해 AI와 산업 간 융합을 촉진하고 초거대 AI 생태계를 조성한다. 구체적으로 △AI 반도체기반 데이터센터 고도화 선도기술 개발 75억원 △AI반도체 첨단 이종 집적 기술개발 83억원 △국가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619억원 등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연구개발(R&D) 예산 777억원을 신규 편성했다. 또 법률·의료·심리·미디어·학술 등 5대 분야 '초거대 AI 기반 전문가 서비스 개발'에 383억원, 부처협업 AI 솔루션 개발 실증을 7개에서 17개 과제로 확대하는데 240억원을 투입한다.
◆생계급여액 역대 최대 수준 인상
복지 예산은 122조4천538억원이 편성됐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를 위해 4인 가구 기준 생계급여액이 역대 최대 수준인 13.16%(21만3천원) 인상됐다. 또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일대일 맞춤형 돌봄체계'를 새로 만들고, 노인일자리는 내년에 최초로 100만개를 돌파(103만개)할 예정이다. 가족돌봄청년에게는 연간 200만원의 '자기 돌봄비'를 지원하고, 1인가구 등 고독사위험군에 대한 지원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양육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선 부모급여를 0세 기준 현재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1세는 35만원에서 50만원으로 각각 늘리고 다자녀 가구를 위해 둘째아 이상에게는 '첫만남 이용권'을 기존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확대, 남북경제협력 예산 삭감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을 돕고 한국 기업의 재건 사업 참여 기회를 늘리기 위해 내년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올해보다 대폭 확대한다. 우크라이나 관련 예산이 올해 629억원에서 내년 5천200억원으로 8배 이상 증가했다. 의료용품·구호장비 제공 등 인도주의적 지원 예산이 2천600억원이며 국제기구를 통해서도 1천3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내년에 처음 편성되는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예산은 총 1천300억원이 배정됐다.
정부는 남북협력기금 예산 규모를 1조원 미만으로 줄여 편성했다. 또 내년부터 260억원을 들여 서울에 북한인권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정부의 '2024년 통일부 예산·기금안'에 따르면 내년 통일부 예산안 규모는 일반회계가 올해보다 5% 늘어난 2천345억원, 남북협력기금은 27.9% 감소한 8천742억원이다. 남북협력기금 예산이 1조원 미만으로 떨어진다면 2018년(확정 예산 기준 9천593억원) 이후 6년 만이다. 문재인 정부 때 추진된 역점 사업은 줄줄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초당적 통일 논의를 위한 사회적 대화 사업을 비롯한 '통일정책 플랫폼' 사업은 올해를 끝으로 종료된다. 교류협력 관련 민간단체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와 민족통일협의회 등을 지정해 지원한 '민간통일운동 활성화' 사업도 없애고 공모사업으로 전환한다.
◆병장 월급 165만원으로 인상, 국가유공자 보상금도 인상
내년에 병장 월급이 정부 지원금을 포함해 사실상 165만원으로 오른다. 올해 100만원인 병장 월급은 내년에 25만원이 증액돼 125만원이 된다. 자산 형성을 도와주는 내일준비지원금도 월 최대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인상된다. 둘을 합하면 병장 월급은 사실상 165만원이 된다. 정부는 2025년 병장 월급을 205만원(월급 150만원·지원금 55만원)으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병사 봉급 인상에 맞춰 단기복무 장교·부사관에게 지급하는 장려금도 장교는 900만원에서 1천200만원으로, 부사관은 750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인상된다. 또 지금까지 주택수당은 직·간접 주거지원을 받지 않는 3년 이상 근무 간부에게만 지급했으나, 내년부터는 3년 미만 근무 간부에게도 주기로 했다.
국가유공자에게 지급하는 보상금은 올해 5.5% 인상한 데 이어 내년에도 5% 인상해 2년 연속 5% 이상 오른다. 특히 보훈대상 간 보상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지급액이 적은 7급 상이자 보상금과 6·25 전몰군경 자녀 수당을 추가 인상한다. 7급 상이군경 보상금은 올해 56만8천원이나 내년에는 60만8천원(7% 증액)으로 오르고, 6·25전몰군경 자녀 수당은 올해 43만9천원에서 내년 51만6천원(17.5% 증액)으로 인상된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