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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가 충전을 하고 있는 모습. 영남일보DB |
글로벌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는 11일(현지시각) 10% 급등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테슬라의 슈퍼컴퓨터 '도조'와 관련해 기업 가치에 5천억 달러를 더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낸 영향이 컸다.
아울러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의 투자 등급을 보유→매수로, 목표가를 250달러→ 4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도조는 인공지능 (AI)기술과 고화질 영상 등 테슬라 전기차 주행 데이터를 토대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슈퍼컴퓨터다. 모건스탠리는 도조가 자율주행 로보택시 도입을 가속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테슬라가 자율주행(FSD·Full Self Driving) 관련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다른 기업에 판매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에 국내 증시에선 자율주행 테마주가 강세를 보였다. 자율주행·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센싱 카메라용 핵심 공정 솔루션 업체인 '퓨런티어'는 12일 상한가(9천150원↑)를 찍으며 3만9천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캠시스는 15.52%(240원) 오른 1천786원에, 에이테크솔루션과 모바일어플라이언스는 각각 1만2천450원(970원↑), 3천원(85원↑)으로 올랐다.
반면, 그간 테슬라 주가에 강한 영향을 받던 2차전지 관련주는 줄줄이 하향곡선을 그렸다. 장 중 잠깐씩 상승세는 있었지만 이내 하락세를 보였다.
'황제주' 자리에서 내려온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의 하락세가 상징적이다. 에코프로 주가는 11일 98만원까지 밀려나면서 7월 27일(98만5천원)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10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하루 만에 반등할 지 기대를 모았지만 12일에도 5.1%(5만원) 떨어진 93만원에 장을 마쳤다.
에코프로의 형제주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날 종가 기준 에코프로비엠은 4.31%(1만2천500원) 하락한 27만7천500원, 에코프로에이치엔은 2.5%(2천원) 내린 7만8천원에 장을 마무리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POSCO홀딩스, 포스코퓨처엠 등 2차전지 대형주들도 나란히 하락했다. 올 상반기 2차전지 관련주가 지나치게 과열됐던 국면이 진정세를 보이고,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요인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대구에 본사를 둔 2차전지 업체 엘앤에프(19만5천600원·3천300원↑)는 역풍을 피해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 가격 급락세 지속과 독일, 미국 캘리포니아 등 주요 전기차 시장 보조금 축소 탓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관련주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국내 양극재 업체의 성장성이 해외 경쟁업체 대비 높지만,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지나치다"며 당분간 주가 조정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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