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벨상 한국 후보 '0'…기초과학예산 감액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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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04  |  수정 2023-10-04 06:54  |  발행일 2023-10-04 제27면

노벨상 시즌이 한창이다. 지난 2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오는 9일까지 2023년 수상자들이 잇따라 발표된다. 한국은 지금까지 단 1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드문드문 후보군으로 거명되는 과학자들이 있었기에 '희망고문'도 존재했다. 하지만 올해는 노벨상 예측 전문기업의 분석에서 한국과학자의 이름이 아예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기초과학에 대한 장기간 투자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한 노벨상 수상은 꿈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정부가 내년도 국가연구개발(R&D) 예산을 올해 25조9천억원에서 4조2천억원을 삭감키로 하면서 과학기술계가 시끄럽다. 특히 기초과학연구 예산 역시 1천537억원을 줄이기로 하면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신진연구자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고 설득에 나서고 있으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굳이 노벨상 수상 자체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기초과학의 육성 및 발전 없이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결실을 통한 기술선진국의 위상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에 이어 셋째로 많은 25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은 올해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연구재단은 일본의 노벨과학상 다수 배출 배경으로 미래를 내다본 연구과제 선정 등 정부의 전폭적인 연구비 지원과 신진연구자 때부터 안정된 연구를 할 수 있는 연구환경 제공을 꼽았다. 장기 연구 환경을 마련하고 연구 몰입도를 높여야 하지만 성과 위주의 단기과제에만 매달려야 하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길이 보이지만 관련예산을 삭감하는 식으로 거꾸로 간다면 '기술한국' '과학한국'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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