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스코 55년史 첫 파업 눈앞…노사, 한발씩 양보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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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10  |  수정 2023-10-10 06:55  |  발행일 2023-10-10 제23면

포스코 55년사 첫 파업 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포스코 노조는 지난 주말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절차를 밟고 있다. 365일 쉬지 않고 가동하는 일관제철소 특성상 일부라도 조업이 중단되면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포스코뿐 아니라 수만 명에 달하는 협력사와 직원, 직원 가족들이 직·간접적 피해를 본다. 포항 지역경제는 물론 자동차·조선·건설 등 전후방 산업 및 국가 경제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파국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사 측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급감한 상황에도 예년 대비 높은 임금인상률을 제시했다. 그러나 총 86건의 노조 측 요구와는 입장 차가 크다. 특히 노조 안에는 '임금 삭감 없는 주 4일제(주 32시간 근무)'라는 다소 낯선 요구도 포함돼 있다. 사 측은 이를 모두 수용할 경우 1조6천억원의 추가 비용이 든다며 난감해한다.

포스코는 지난해 힌남노 태풍으로 2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손실을 당했다. 지금은 국내외 경기 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고전한다. 생산량 50%를 수출하는 글로벌 철강사인데, 파업으로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즉시 계약이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철강 시장 특성이 그렇다. 지난 60년간 일관제철소의 파업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없는 이유다. '자원도 기술도 없는 무(無)의 상태에서 50년 동안 지속 발전해온 첫 번째 성장 동력이 노사 안정이었다'는 사 측 주장도, '힌남노 침수피해 복구에 고생이 컸던 직원들에게 합리적인 대우가 필요하다'는 노조 요구도 이치에 어긋나지 않는다. 국민기업 포스코가 국내외 시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지금이라도 노사 대화를 재개, 교섭 타결을 원만히 이루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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