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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월배차량기지 이전사업이 경제성과 재무성 등 사업 타당성이 떨어져 원점으로 돌아갔다. 29일 오후 대구 달서구 대구교통공사 월배차량기지.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
대구 달서구민의 오랜 숙원사업인 월배차량기지 이전 논의가 수년째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수차례 용역에도 여전히 이전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지 못하면서 주민의 '희망고문'만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29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25일 시청에서 대구교통공사, 대구정책연구원 등과 함께 월배차량기지 이전사업 관련 회의가 열렸다. 갈수록 동력을 잃어가는 차량기지 이전 및 후적지 개발사업 방향에 대해 전반적으로 검토하기 위해서다.
차량기지 이전은 2000년대 들어 월배지역 택지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이 지역 주민들의 숙원사업이 됐다. 전동차 소음 등의 이유로 차량기지를 이전해달라는 주민 요구가 빗발쳤다.
이후 차량기지 이전은 지역 정치권의 단골 공약이 됐고, 민선 7기 권영진 전 시장의 공약에도 포함돼 논의가 본격화됐다. 대구시는 2018년 월배차량기지 이전 및 후적지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이듬해 3억원을 들여 용역에도 착수했다. 대구시는 2021년 용역을 통해 '월배차량기지를 동구의 안심차량기지로 통합 이전하는 방안이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동구 주민의 반발에 부딪혀 진척을 보지 못했다. 일각에선 대구시의 사업 의지가 부족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전으로 인한 주민 반발은 사전에 충분히 예상됐는데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시민 혈세와 행정력만 낭비한 셈이다.
민선 8기 들어 월배차량기지 이전 논의는 대구경북신공항·군부대 이전 등 대형 현안에 밀려 별다른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지난해부터 대구시가 추진한 차량기지 이전 관련 두 용역의 결과가 예상 밖으로 저조하게 나오면서 사업 자체의 동력을 완전히 잃은 모양새다.
용역 결과, 차량기지 이전사업에 대한 편익대비 비용 비율(B/C)은 0.30으로 나왔다. 후적지 개발사업 역시 0.61로 파악됐다. 통상 B/C가 1.0을 넘어야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만큼, 차량기지 이전과 후적지 개발 모두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대구시는 해당 보고서에 대해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시간도 대구시의 편이 아니다. 부동산 장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사업 경제성이 매년 악화하는 실정이다. 경기 악화 여파로 대구시도 용역 추진 등 차량기지 이전 관련 새로운 계획 수립을 망설이고 있다. 사업이 수년째 지지부진하면서 백지화 우려까지 나온다.
성주현 대구시 철도시설과장은 "애초에 용역 경제성이 높게 나오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방침을 정하려고 한다"며 "월배기지 사용 연한은 2035년쯤이다. 한두 해에 결정될 문제가 아니어서 호흡을 갖고 이전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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