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전환, 지방시대 .Ⅱ 대구경북 생존보고서] "일자리가 없어요" 대구 청년의 하소연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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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31 20:39  |  수정 2023-10-31 21:09  |  발행일 2023-11-01
기업-청년 미스매칭 최소화
재직자 유출 막는 정책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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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6~17일 대구시와 대구직업전문학교가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 참여 청년들과 기업 대표가 함께하는 네트워킹 워크숍을 개최했다. 대구시 제공

#대구가 고향이고 경북대 졸업생인 김민준(28) 씨는 서울에 정착, 기상학 관련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대기과학을 전공했지만, 지역에서는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떠날 수밖에 없었다. 김 씨는 "대구 일자리 생태계는 제조업과 생산 쪽에 치중돼 있다"며 "대구에도 지금과 같은 조건의 일자리가 생긴다면 대구로 돌아올 의향이 있다. 대구는 일자리 문제만 해결된다면 교통, 생활 인프라, 인구 밀집도 등 다른 건 모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생활 모든 부분에서 서울보다 괜찮다"고 했다.


#대구에서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우모(19) 군은 현재 경기권의 한 IT기업에서 실습 중이다. 졸업하고 나서도 수도권에서 정착할 예정이라고 했다. 우군은 "대부분 학생들 관심이 서울과 수도권에 있다"며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강남과 판교에 몰려 있는 스타트업들이다. 임금도 연차가 쌓일수록 지역 기업들과 수도권 기업들의 격차가 커지는 것 같다"고 했다.

대구 청년들이 대구를 떠나는 가장 큰 원인은 '일자리' 때문이다. 김 씨처럼 대구에 정착하고 싶었지만, 일자리가 '없어서' 떠나는 청년이 있고, 우군처럼 일자리의 질과 수도권이 제공하는 환경적 요인을 무시할 수 없어서 떠나는 청년도 적지 않다.


최근 윤권근 대구시의원의 제안으로 '대구시 청년 일자리·주거정책 평가 및 개선 방향 연구'를 수행해 온 한국정부학회(계명대 성영태, 최종민, 임태경 교수)는 지난 24일 중간보고회에서 대구 거주 20~39세 남녀 2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구직활동에 있어 어려운 점을 묻는 질문에 45.0%의 청년이 '좋은 조건의 기업 부족'을 꼽았다. '경험 경력 및 스펙 부족'이 22.5%, '일자리 자체의 부족'이 15.0%로 나타났다.


성영태 교수는 "조사 결과 연고지가 대구인 청년층은 대구를 떠나 타 지역으로 이주할 의지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역 청년 급여 수준을 간접적으로 보조해주거나, 주거지원정책 등 실수요자인 청년들이 희망하는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사단법인 지역균형발전포럼이 개최한 '청년이 머무는 도시, 대구 만들기' 포럼에서 심대현 대구시 산업단지 정책자문관은 '미스매칭' 문제를 대구의 일자리 문제를 가중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심 자문관은 "구직자가 원하는 보상의 불일치, 회사가 원하는 인재의 직무역량 불일치, 상호 간 정보 미스매칭 등 총 3가지 미스매칭 문제가 있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책임이기도 하다. 대구에도 복리후생이 잘 돼 있는 괜찮은 기업이 많은데, 그 정보를 구직자들이 구할 수 없으니 수도권으로 옮겨가게 된다"고 분석했다.


청년이 머무르는 대구의 산업단지를 만들기 위한 대책과 관련, 심 자문관은 "구조고도화 사업을 통한 정주여건 마련에 힘써야 한다"며 "그런 요건을 갖추기 위한 기숙사형 오피스텔 건립 등은 현재의 정부 정책을 잘 활용하거나 제도개선을 통해서라도 정책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청년 고용 활성화와 지역경제 활력 도모를 위해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만 39세 이하 미취업 청년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대구시와 9개 구·군이 지역 상황에 맞게 설계해 행정안전부 공모를 거쳐 추진하는 사업이다. 대구시는 신규 및 기선정된 85개 사업을 수행하고 있고, 2천400여명의 지역 청년과 800여 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미래차 부품소재 혁신인재 양성, 인문계열 졸업 청년 취업 경로 전환 지원, 스타트업 지원, 디지털 콘텐츠 기업 청년 채용지원 사업 등 취·창업 지원 및 기업 지원책이 세워져 있다.


대구시 고용노동정책과 관계자는 "올해 전국 7개 특·광역시 중 최대, 전국 2번째 규모"라며 "청년 재직자의 역외 유출을 막고 중소기업 장기재직 유도를 위해 청년 그린 내일채움공제 정책도 중점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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