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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직접 설계하고 구축한 대구소방안전본부 119종합상황실에서 긴급구조 GIS(지리정보시스템)를 설명하고 있는 최갑용 대구 북부소방서장. |
최갑용 대구 북부소방서장(소방정)은 '소방 정보화 30년 역사의 산증인'이다. 1992년 소방공무원에 임용된 최 서장의 소방 정보화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소방 정보화의 시작은 화재·구조·구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한 현장 위치 파악이 핵심이었다. 119신고자와 119상황실 직원이 직접 대화를 통해 신고자 위치를 파악하는 1990년대 시스템으로는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임용 후 대구소방안전본부에서 현장 업무를 시작한 최 서장은 1994년 처음 소방 정보화와 인연을 맺었다. 소수 인원으로 시작된 정보화 사업은 1996년 본격적으로 시작돼 10년에 걸쳐 전국 소방의 기본이 되는 정보통신시스템으로 발전했다.
최 서장은 "유선전화가 일반적으로 쓰이던 당시에는 신고를 해도 소방 당국이 신고자의 주소를 파악할 수는 없었다. 위치를 설명하다가 골든 타임을 놓칠 때도 있었다"며 "당시 한국통신이 전화 번호로 주소를 알 수 있었던 점을 이용해 소방에서도 이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지리정보시스템(GIS)에 자동으로 표시돼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현재 소방은 약 26개의 정보통신시스템으로 구축돼 있다. △119 신고 접수 △위치 파악을 위한 GIS 및 유·무선방송 △출동 중인 차량에 정보를 제공하는 AVL △영상 및 지휘를 위한 현장 대응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최 서장은 각 시·도별로 쓰이던 소방 정보통신시스템의 표준화 기반을 닦고, 현재 단계까지 발전시킬 수 있도록 역할을 했다.
그는 "삼풍백화점 사고 이후 신속한 현장 대응을 위한 정보통신시스템을 더욱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GIS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직접 만든 시스템이 현장에서 활용돼 뿌듯하지만, 여전히 보완해야 할 점들이 많다"며 "정보통신 환경이 발전된 만큼 전국적으로 통합된 클라우드 환경의 표준시스템을 구축한다면 국가적 재난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고, 소방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6년 대구를 떠나 소방청으로 발령받은 최 서장은 17년만인 올해 3월 본인이 직접 설계하고 구축한 대구소방안전본부 119종합상황실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북부소방서장으로 취임했다.
최 서장은 "소득이 늘고, 복지 수준이 향상되면서 안전에 대한 인식도 변하고 있다. 안전의 밑바탕 속에 삶의 질과 행복이 있기 때문"이라며 "북부소방서 관내 시민뿐만 아니라 대구 시민 전체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소방공무원의 한 사람으로서 언제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글·사진=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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