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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유승민과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를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주류가 '이준석 신당' 볼륨이 높아질수록 불편한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당 혁신위원회와 이 전 대표가 모두 당 지도부와 다선 의원, 친윤(친윤석열)계를 정조준하면서 견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위는 당 주류를 향해 쇄신과 변화를 요구하며 불출마 선언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종용받고 있다. 이 전 대표 역시 당이 바뀌지 않으면 신당을 만들겠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하고 있다. . 공통된 요구는 지도부와 다선,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결단이다.
정치권에선 '이준석 신당'이 연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이 동참한 가운데 출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선언이 공식화되면 1개월 이내로 창당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이준석 신당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고, 여론 조사에서 15% 이상의 지지율이 나온다면 많은 현역 의원들이 동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지난 전당대회 때 지지했던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4인방과 만나 신당 창당 구상을 공유했다.
'이준석 신당' 움직임이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당 지도부와 친윤 의원들의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혁신위가 요구해온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해야 '이준석 신당'의 명분을 희석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하지만 당 지도부와 친윤계는 지역 경쟁력을 고려하지 않은 불출마·험지 출마 요구는 정당하지 않고, 총선 전체 전략을 보더라도 타이밍이 빠르다며 '모르쇠'로 나오고 있다.
5선의 주호영 의원은 지난 8일 의정보고회에서 "정치를 처음 대구에서 시작했으니 대구에서 마쳐야 하지 않겠나"라며 "절대 (서울) 갈 일 없다"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기도 했다. 친윤계 권성동 의원이나, 당 사무총장을 사퇴한 뒤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재등장한 이철규 의원도 거취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당 지도부는 아예 '이준석 신당'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내용과 형태에 대해서 분명해 보이지 않는다. 구체화하면 그때 말하겠다"고 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주류 인사를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이준석·유승민과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라는 토론회에서 "수도권에서는 2~3%의 표차로 당락이 결정되는데 이 전 대표, 유 전 의원이 국민의힘과 함께 가지 않고 다른 길로 간다면 40~50석 이상이 날아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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