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시선이 멈춘 '경계'는 어떤 모습일까?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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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3  |  수정 2023-11-14 08:36  |  발행일 2023-11-23 제16면
대구미술관 12월31일까지 이성경 '짐작하는 경계'展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전 연계 청년특별전'으로 마련

이중 프레임을 활용한 표현 방식 눈길
화가의 시선이 멈춘 경계는 어떤 모습일까?
이성경 '짐작하는 경계'展(전) 포스터.대구미술관 제공

화가의 시선이 멈춘 '경계'는 어떤 모습일까? 대구미술관은 오는 12월31일까지 이성경 작가의 '짐작하는 경계'展(전)을 선보인다.

해당 전시는 청년작가를 지원하고 지역미술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구미술관이 신설한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전 연계 청년 특별전'의 하나로 마련했다. 전시명 '짐작하는 경계'는 이 작가가 몰두해 온 경계에 대한 시선을 함축하는 표현이다. 전시는 인공 연못을 담은 '땅의 창', 도로 위 흐릿한 대상을 포착한 '바람 그림자', 그리고 유리 빌딩에 반영된 이미지를 그린 '또 다른 그림자'로 구성된다.

화가의 시선이 멈춘 경계는 어떤 모습일까?
'짐작하는 경계'展(전) 전시 전경.<대구미술관 제공>

영남대와 동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이 작가는 한지와 먹, 목탄, 안료 등의 전통적 매체를 사용해 이를 현대의 풍경으로 새롭게 해석한다. 특히 이 작가가 즐겨 그리는 풍경에는 모두 '나무'라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이는 촉각적인 표현을 탐구하는 재료이자 예술적 심미성과 메시지를 담아내는 중요한 상징적 요소다.

이 작가의 작품은 주로 일상 속 풍경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림자, 그림자가 된, 또는 그림자가 드리워진 풍경을 모티브로 삼는 작가는 일상 속에서 다양한 인식의 변화를 표현하려 한다. 그림자가 지닌 의미에 대해 작가는 "공간과 사건 안에서 타자가 되는 경험"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동시에 그에게 그림자는 어둠의 차원을 넘어 많은 것을 포용하면서도 사물을 평등하게 하는 모종의 장치다.

화가의 시선이 멈춘 경계는 어떤 모습일까?
이성경 '또 다른 그림자23-1'<대구미술관 제공>

그림자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최근 반영상(反影像)으로 이어진다. 주목할 점은 유리 빌딩이나 창문과 같은 이중 프레임을 활용한 표현 방식이다. 작가는 창을 통해 바라보는 풍경과 내부 공간을 하나의 화면에 결합하여 공간적 구조를 확장한다. 이러한 접근은 현실 공간과 화면 공간이 중첩되는 시각적 효과를 드러내, 보는 이에게 상상의 여지를 제공한다. 작가는 이중 프레임을 통해 반사되는 효과나 유리에 반영되는 이미지를 활용해 작품의 소재를 풍경에서 풍경을 관찰하는 시선으로 확장해갔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정민 학예연구사는 "자연과 인공, 현실과 환상, 물리적 경계와 인식적 경계에 대한 탐구가 녹아있는 이번 전시는 이성경의 작품 세계를 보다 깊이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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